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유튜브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사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재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에 대한 ‘싫어요’의 숫자를 감추는 실험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유튜브 영상에 ‘좋아요’와 ‘싫어요’의 숫자가 모두 공개됐다. 유튜브는 트위터를 통해 “싫어요 캠페인에 대한 창작자들의 피드백에 대응해 우리는 이용자에게 싫어요 숫자를 안 보이게 하는 방식의 디자인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영상에 표시되는 ‘싫어요’가 콘텐츠 창작자의 정서를 해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행보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적지 않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영상에 표시되는 ‘싫어요’ 숫자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실험이 본격적으로 정착되면 익명성에 기댄 혐오와 조롱을 어느정도 방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용자들의 의사 표현 방식 중 하나인 ‘싫어요’의 숫자를 통제하는 것이 과연 무분별한 혐오와 조롱을 막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숫자를 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혐오와 조롱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 단순히 ‘싫어요’ 숫자를 가리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은 큰 오산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댓글창을 없애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유튜브와 일각의 주장대로 영상과 관계없이 단순히 콘텐츠 창작자들에 대한 혐오와 조롱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도 이를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싫어요’는 지금도 유튜브에 게시되고 있는 수많은 유해 콘텐츠에 대해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견제 수단이다. 자신의 의견을 명료하게 게시해야 하는 댓글보다 한번의 클릭으로 이용자 자신의 호불호를 명확하게 표시할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제재가 상대적으로 약한 유튜브의 정책으로 ‘싫어요’ 기능은 더욱 강화됐다. 이 덕분에 유튜브의 콘텐츠는 유해한 콘텐츠보다 유익한 콘텐츠들이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용자들에게만 보이지 않을 뿐 창작자들은 ‘싫어요’ 숫자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볼 때 어떤 의도든 숫자만 안보이면 이용자들이 ‘싫어요’를 덜 누를 것이라는 단순한 발상을 했다고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유튜브가 이용자들이 ‘싫어요’를 누르는 것에 대한 복합적인 피드백을 면밀히 분석하고 파악했다면 단순히 ‘싫어요’ 숫자를 가리는 것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유튜브가 무분별한 혐오와 조롱의 전쟁에서 창작자들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높이 평가한다.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혐오와 조롱의 전쟁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덮어두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실험을 통해 절실히 깨닫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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