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화웨이 실적발표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8%, 3.2% 성장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9년 19.5%, 25.1%의 매출 및 순이익 성장률을 보여줬던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IT기업 화웨이가 지난해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 분야가 미국 제재로 인해 휘청이면서 성장률은 거의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 실적 비교적 선방했지만… 성장률은 ‘정체’

화웨이는 3월 31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3.8% 성장한 8,914억위안 (한화 153조3,119억원)이라고 밝혔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3.2% 증가한 646억위안 (한화 11조1,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켄 후 화웨이 순환 회장은 “지난 1년 간 우리는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뎌냈다”며 “우리는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퇴치를 지원하고 경제 회복과 사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꾸준히 혁신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발판 삼아 비즈니스 운영을 더욱 강화했으며, 이는 전망에 대부분 부합하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사회 진보, 경제 성장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고객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제재로 인한 타격이 적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매출과 순이익 성장률은 각각 19.5%, 25.1%였다. 올해 매출과 순이익의 성장률이 각각 3.8%, 3.2%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성장이 멈춰버린 셈이다. 

화웨이의 성장이 멈춘 치명적 요인은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부문이 미국 제재로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2%로 1위를 차지했으나,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로 6위로 내려앉았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도 3월 31일 화웨이 연례보고서 2020을 발표할 당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사업 매출이 감소해 소비자 사업 부문의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Operating cash flow)도 크게 감소했다. 화웨이 연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화웨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914억위안 (한화 15조7,244억원)이었으나 2020년엔 352억위안 (한화 6조558억원)으로 무려 61.5%나 줄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영업활동 현금흐름 감소의 원인으로 화웨이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와 통신장비에 필요한 부품 확보가 미국 제재로 인해 어려워진 탓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현금 흐름은 실제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며 “이는 주로 공급 및 R&D(연구 개발)에 대한 지출 증가와 부품에 대한 제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갑작스러운 영업활동 현금흐름 감소가 장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 증권가 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확하진 않으나 화웨이가 미국 제재 등으로 사업이 흔들리는 게 현금흐름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며 조심스레 추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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