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상징′으로 여겨진 6411 버스에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했다. 이른바 ′샤이 진보′를 향한 지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7 보궐선거 마지막 선거운동 날인 6일, 6411번 버스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상징으로 여겨진 6411번 버스를 통해 정의당 지지층을 비롯한 진보 진영의 결집을 호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명 노회찬 버스로 알려진 6411번 첫차를 타고 하루를 시작했다”며 “‘노동의 새벽’을 여는 분들. 이 분들의 노고로 서울의 많은 시민들이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겠지요”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에서 출발해 강남구 개포동까지 이어지는 6411 버스는 고 노 전 의원이 진보정의당(현 정의당)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하며 화제가 됐다. 새벽 첫차부터 만차 상태로 출근하는 청소 노동자들의 삶을 전하면서다. 이후에도 정의당은 6411 버스를 강조하며 ′노회찬 정신′을 기려왔다.

이런 맥락에서 이날 박 후보가 6411 버스를 탑승한 것을 두고 사실상 정의당 지지층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과 박 후보는 정의당과 심상정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정의당은 “반성도 사과도 없이 도와달라니 이게 무슨 염치없는 것인가”라며 거리를 뒀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민주당에 섭섭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러셨을 것”이라면서도 “노 의원이 서울 동작구에 출마했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7‧30 보궐선거 동작을 야권 단일화 당시를 꺼내 든 것이다.

정의당의 차가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이른바 ‘샤이 진보’가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직접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진보 진영 표심이 민주당을 향할 것이란 기대감인 셈이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공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저희 쪽의 응답률이 현격하게 낮았다. 그런데 그분들이(샤이 진보) 저희들을 보면 표현하고 계신다”라며 “흔히들 말하는 여론조사 결과와 바닥 민심이 다른 데라고 저희 쪽에서 말하는 것이 그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14년 보궐선거는) 정당 간 합의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고 양당이 책임 있게 선거운동에 임했던 것”이라며 “마치 개인적 차원에서 헌신적으로 도왔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와 책임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6411 버스에서 고 노 의원을 선거에 소환하기 보다는 민주당 정부 4년에 대한 자문과 자성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며 “4년 동안의 정치에 대해 최소한의 설명 책임은 다 해놓고서 지지를 말하는 것이 상식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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