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LG유플러스의 주가 상승은 제자리걸음이다. ‘화웨이 리스크’가 LG유플러스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LG유플러스가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연결기준 연간 매출 13조4,176억원, 서비스수익 10조5,906억원, 영업이익 8,8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4%, 15.0%, 29.1% 증가한 실적이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올해도 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2021년 사업 기상도 역시 ‘맑음’을 보일 듯 하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LG유플러스의 올해 연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3.7%, 13.9% 증가한 13조9,110억원, 영업이익은 1조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화웨이 리스크’를 LG유플러스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 화웨이 리스크에 발목 잡힌 LG유플러스 주가

LG유플러스의 화웨이 리스크는 지난해 7월부터 미국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가 5G통신망 구축에 사용하는 통신장비의 다수가 화웨이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5G통신망에 설치된 장비 중 30% 가량이 화웨이에서 생산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는 LG유플러스와 같은 기업들이 화웨이 장비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다른 업체 제품으로 바꿀 것을 촉구한다”며 대놓고 LG유플러스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화웨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섰으나 미국의 대중(對中)정책 기조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12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화웨이 공급업체들을 상대로 신규제한조치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G통신장비 등을 제작할 때 남아있는 부품재고를 사용하는 화웨이 입장에선 압박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화웨이 리스크에 투자자들은 국내 통신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의 5G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 대한 투자에 망설이고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개미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누리꾼은 “LG유플러스가 지속해서 좋은 실적을 내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선뜻 들어가기 망설여진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LG유플러스에 드리운 화웨이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날 때라고 보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 백기를 들어 5G장비 수급 우려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LG유플러스

◇ 증권가 “LGU+, 이젠 화웨이 리스크에서 벗어날 때”

다만 증권가에서는 LG유플러스에 드리운 화웨이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날 때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거세지고 있어 화웨이 측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5G장비 부품이 떨어질 경우 화웨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미국에 굴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백기를 들 경우, 미국은 화웨이에 부품 조달을 승인받을 수 있어 5G부품이 바닥나는 일은 막을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LG유플러스 주가 상승에 악영향을 미쳐왔던 화웨이 장비 수급 우려 문제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약 9개월간 LG유플러스의 주가 상승을 막았던 화웨이 리스크는 이제 소멸 국면에 진입할 듯하다”며 “올해 하반기 5G SA 시대로 진입하면서 화웨이의 5G 부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화웨이가 미국과의 담판이 임박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화웨이가 합의에 성공할 경우, 화웨이 5G 매출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한다면 화웨이 리스크 사태는 머지않아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권가 전문가들은 설령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더라도 LG유플러스에 직접적으로 미칠 타격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삼성전자의 5G장비로 대체 연동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정부가 LG유플러스에 ‘화웨이 장비를 전부 철수하라’는 권고를 내릴 확률도 낮다는 것.

김홍식 연구원은 “현재 LG유플러스는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상황이라고 평가된다”며 “올해 이동전화매출액 성장률이 5%에 달하고 영업이익이 두자리수 성장, 연결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인데 배당수익률 4%는 말도 안된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통신주는 이동전화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성장이 나올 때 높은 Multiple(주가수익배율)이 형성됐는데 서비스매출액 증가는 당연히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며 “LG유플러스 이동전화 ARPU가 올해 1.8% 상승 반전하고 내년엔 5.8%로 고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점에 주목할 때”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