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청와대는 4·7 재보궐선거 당일인 7일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 일정 없이 차분한 하루를 보내면서 선거 결과를 주시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방역 상황 및 대책 등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치러진 선거에서도 청와대는 ‘선거와의 거리두기’를 했다.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선거와 관련된 행보는 지난 2일 사전투표를 하러 간 것과 지난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빠짐없이 투표하면서도 방역조치를 철저히 따라 달라”고 당부한 것이 전부다.
청와대도 이날 역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정치권은 이번 재보선이 4년간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성적표’라고 보고 있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의 향후 1년간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로서도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 임기후반 국정동력, 4·7 재보선에 달렸다
만일 민주당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모두 패할 경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약화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문 대통령의 레임덕도 본격화돼 코로나19 방역, 경제회복, 부동산 적폐청산 등 국정과제 수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야당의 레임덕 공세 역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정국 쇄신용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재보선 후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으로서는 새 국무총리를 포함한 개각이 불가피한 셈이다. 개각이 단행될 경우 청와대 참모진도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같은 선거 결과는 당청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4년 임기에 대한 성적표가 좋지 못할 경우, 청와대의 당 장악력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여당의 180개 의석이 있음에도,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된 입법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서울·부산시장을 한 곳 이상 이기거나, 두 곳 모두 지더라도 여권이 박빙의 승부를 한다면 문 대통령의 행보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여권이 선전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정권심판론의 바람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한 셈이고, 문 대통령 역시 1년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여권이 선전한다면 문 대통령 역시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임기가 1년이 남은 상황이므로, 정권재창출을 위해 정쟁보다는 정책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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