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은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7.7%, 39.2%가량 증가한 수치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LG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평균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모바일 사업부 철수는 다소 아쉽다는 평도 나온다.

◇ TV·프리미엄 가전이 견인한 ‘어닝서프라이즈’

LG전자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은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이며, 전년동기 대비 27.7%, 39.2%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 프리미엄 가전제품군의 판매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여행·외식 등의 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소비욕구를 고급 가전 및 전자제품 구매로 해소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것.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프리미엄 생활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올 1분기 영업은 8,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가전 및 TV의 신제품 출시 및 성수기 진입으로 호실적이 예상되며, 스팀가전을 비롯한 위생, 건강 등 신가전 수요 증가로 제품믹스 개선이 기대된다”며 “특히 TV 수익성은 패널 가격 상승에도 OLED TV 및 대형 UHD 등 프리미엄 비중 증가로 기존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도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LG전자 전 사업부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홈 엔터테인먼트(HE)와 전장사업(VS)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특히 전장사업(VS)의 경우, 캐나다 전기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서 애플의 전기자동차 ‘애플카’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실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의 분기별 영업손익 그래프 (2015~2020)>

◇ 모바일 사업 철수에 뒷맛은 ‘씁쓸’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실적에 긍정적”

LG전자가 역대 최고 실적 바탕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사업부(MC)의 철수 결정에 씁쓸한 뒷맛이 감돈다는 평도 나온다. 

비록 그동안 기나긴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긴 했으나 인공지능(AI)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최신 IT기술 연동에 필수 제품군인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다는 게 LG전자 입장에선 적잖은 모험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21년에 전세계 스마트폰의 80%에 AI 비서가 탑재될 것이며, 2025년엔 97%로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모바일 사업부 철수가 LG전자에 미칠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연 평균 1조원 가까이 되는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오히려 LG전자 전체 실적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LG전자의 모바일 사업부 중단으로 인한 사업 손익 규모는 아직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예정된 영업적자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관련 비용 발생으로 순이익에 미치는 규모는 영업적자 보다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사업부가 사업을 중단함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마케팅 비용과 R&D 비용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가 될 듯하다”고 전했다.

다만 김운호 연구원은 “모바일 사업부 중단은 중장기적으로 LG전자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2021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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