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흑자전환의 숙원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흑자전환의 숙원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흑자전환이란 묵은 숙원을 풀어낼 수 있을까. 삼성중공업이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선박 건조 수주를 따내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흑자전환을 향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흑자전환 기대 높이는 수주 잭팟… 후판 가격 인상 등은 변수

삼성중공업의 최대 당면과제는 흑자전환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끊어내지 못했다. 2015년 적자전환 이후 무려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행진이다. 이 기간 쌓인 누적 영업손실은 4조2,532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7년 12월 취임한 남준우 전 사장은 임기 내내 흑자전환을 강조하고도 끝내 이를 이루지 못한 채 떠났다. 그의 뒤를 이어 올해부터 수장 역할을 맡게 된 정진택 사장에게 흑자전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어느덧 2021년도 1분기가 지나간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분위기가 좋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했다. 무려 2조8,000억원 규모다. 이는 단일 선박 건조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신기록에 해당한다. 

삼성중공업은 이 같은 ‘잭팟’을 포함해 1분기에만 총 42척, 51억달러의 수주를 달성했다. 올해 수주목표로 제시한 78억달러의 65%를 1분기에 채운 것이다. 최근 수년간 수주목표 달성에 아쉬움을 남겨왔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수주 호조가 반드시 흑자전환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주절벽에서 벗어나 일감을 두둑하게 확보한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흑자전환은 다른 문제다. 선박을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를 떠나 얼마나 수익성 있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조선업계의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선박 핵심 자재인 후판 가격의 인상이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후판 가격 인상을 꾸준히 요구해왔으나, 가격 줄다리기의 승자는 업황부진을 앞세운 조선업계였다.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후판 가격은 하락 또는 동결돼왔다. 그러나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조선업황이 살아난 가운데,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1년 새 약 2배 오른 것이다. 이에 최근 진행된 가격 협상에서는 모처럼 철강업계가 주도권을 잡았고, 가격 인상이 결정됐다. 흑자전환이 절실한 삼성중공업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소송을 비롯한 다양한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시추설비 계약 해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총 4,632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미 쌓아둔 충당금 1,925억원에 2,877억원을 추가 반영하기도 했다. 사고, 노사갈등, 각종 과징금 처분 등의 악재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조선업계의 수주가 늘고, 수주의 질 또한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적 개선, 특히 흑자전환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쉽사리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수주 호조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정진택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낼지, 전임 사장들과 마찬가지로 적자행진의 늪에 발목을 잡히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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