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 이니스프리(innisfree)가 ‘그린워시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페이스북 그룹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 갈무리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 이니스프리(innisfree)가 ‘그린워시’ 논란에 휩싸였다. /페이스북 그룹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 갈무리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 이니스프리(innisfree)가 ‘그린워시’ 논란에 휩싸였다. 그린워시(greenwash)란 green과 whitewash의 합성어로,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유해한 활동을 하면서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 “종이라더니 플라스틱?”… 이니스프리 “기존 제품 대비 51.8% 플라스틱 절감” 해명

이니스프리 그린워시 논란은 지난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그룹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이하 플없잘)’에 한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플없잘에는 “작년에 산 이니스프리 세럼. ‘플라스틱 최소화 종이 보틀’을 내세우며 적극 판촉을 하기에 다른 제품을 집어들었다가 이걸 샀는데. 다 쓰고나서 안쪽이 궁금해 갈라보니 떡하니 플라스틱 병이 나온다. 완전 그린워시 사기 아니야? 배신감에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는 했는데”라는 글과 함께 5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작성자가 그린워시라고 주장하는 제품은 이니스프리가 지난해 6월 출시한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제품 몸통 부분에는 ‘HELLO, I’M PAPER BOTTLE(안녕, 나는 종이 용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종이 포장을 가른 내부에는 하얀색 플라스틱 용기가 있었다.

분리 배출 방법이 적혀 있는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보틀 에디션 단상자 모습. /이니스프리
분리 배출 방법이 적혀 있는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보틀 에디션 단상자 모습. /이니스프리

이와 관련,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은 화장품 제조 시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 무색 PE 재질의 내용기를 사용하고 겉면에 종이 라벨을 씌운 플라스틱 저감 제품”이라며 “이런 노력을 통해 본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51.8%의 플라스틱을 절감해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본 제품은 용기 바깥을 싸고 있는 종이 라벨의 역할을 보다 쉽게 설명하고자 ‘페이퍼 보틀’이라고 표기하게 됐다”며 “제품 패키지 박스와 홈페이지 상세 페이지에 기획 의도 및 분리배출 방법을 상세히 표기해 안내해 드리고자 노력했지만, 제품 네이밍으로 인해 용기 전체가 종이 재질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제품의 상자에는 △라벨을 제거합니다 △종이보틀을 양쪽으로 분리합니다 △플라스틱과 종이가 분리됩니다 △재질에 따라 각각 분류해서 버립니다 등의 순서로 분리배출 방법이 상세히 설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앞으로 이니스프리는 제품 제조와 판매의 전 과정에서 고객님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브랜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품 패키지 박스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종이로 감싸인 플라스틱 용기라는 사실을 알 수 없는데다, ‘페이퍼 보틀’이라고 표기돼 있어 ‘종이 용기’로 인식하게끔 제작돼 있어서다. 다 쓴 용기를 배출할 때 종이보틀을 양쪽으로 분리해 내부 플라스틱과 종이를 분류해 버려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 지도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플없잘 게시글을 접한 소비자들은 댓글을 통해 “속으면 안 되겠다” “홍보랑 실제랑 위배된다” “이니스프리는 공병 수거가 가능해서 유일하게 사서 쓰는 화장품 브랜드였는데, 다소 실망스럽다” “당혹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업체들이 ‘친환경’을 단순히 마케팅에만 이용하는 수준은 아닌지 ‘송곳 검증’ 해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이번 이니스프리 논란이 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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