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금주 안에 이사회를 열고 중간지주사 설립에 관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Getty images,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SK텔레콤의 기업 분할 방식을 두고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금주 안에 이사회를 열고 중간지주사 설립에 관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SKT 분할 방식, 인적분할 ‘유력’

현재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기업 분할 방식으로는 ‘인적분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투자회사인 ‘SKT 홀딩스’와 MNO(이동통신) 사업회사 ‘SKT통신회사’로 나눈 후 투자회사인 SKT홀딩스를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식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도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아직까지 주식시장에서 SK텔레콤 인적분할 방식을 사업회사인 SK텔레콤과 중간지주사로 분할하고 향후 중간지주사와 SK그룹간 합병이 추진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기업 분할 추진 배경은 SK그룹의 지배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사업 규제가 주요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타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등의 신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해당 회사의 피인수 기업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SK하이닉스로서는 신규 사업 진행을 위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에서 분할된 투자회사 SKT홀딩스가 SK하이닉스의 중간지주사가 된다면 SK하이닉스의 지위는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가 돼 인수·합병 등의 사업 추진 시 손자회사에 대한 규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여기에 원스토어 등 주요 자회사들에 대한 기업공개(IPO) 및 탈통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증권가, “주주 반발 가능성에 ‘제3 시나리오’도 염두해야”

다만 일각에선 인적분할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적분할 방식을 강행할 경우, SK텔레콤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다음 주주총회에서 기업 분할 건 통과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투 김홍식 연구원은 “최근 SK텔레콤의 기업 분할 방식에 대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주주 반발을 의식해 SK텔레콤이 SK와의 합병 우려를 줄이는 방안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며 “주식시장에 알려진 인적분할 방안을 강행할 경우 상당한 노이즈(잡음)가 발생함과 동시에 주총에서의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홍식 연구원은 SK텔레콤이 SK와의 합병 잡음 발생을 최소화한 방법으로 △SK와 중간지주사간 합병 시점을 명시하는 방법 △향후 상장을 추진중인 자회사(SK브로드밴드·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는 그대로 사업 회사인 SK텔레콤에 잔존 시키고 SK하이닉스만 중간지주사 밑으로 가져가 향후 SK와 합병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전했다.

김홍식 연구원은 “해당 방법들 역시 기존 SK텔레콤 주주들이 아주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회사 성장 가치가 SK텔레콤 주가로 연결될 수 있는 근거를 남겨두기 때문에 불행 중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닉스는 기존에도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SK텔레콤 기업가치에 반영되지 못했다”며 “이제부턴 IPO 예정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SKT 기업가치에 반영돼야 최소한 이 부분은 향후 가능해지게 돼 긍정적이라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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