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형′이라고 부르며 쓴소리를 한 데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맹비난 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를 향해 ‘형’이라고 부르며 쓴소리를 했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얄팍한 인간성’이라며 원 지사를 맹비난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형이라 부를 거면 축하나 덕담을 할 것이지 고작 한다는 말이 조롱에 가까운 비아냥을 늘어놓다니”라며 “고작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가”라고 원 지사를 직격했다.

원 지사는 같은 날 오전 페이스북에 “내게 정치 입문도 설득하고 한때 무척이나 가까웠던 분이 국정혼돈이 심각한 상황에서 총리 후보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김 후보자는 원 지사에게 서울 지역구 공천을 약속하며 입당을 권유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16대 국회에서 함께 의원직을 수행하며 한나라당 내에서 소장파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2003년 김 후보자가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면서 인연은 끝을 맺었다.

원 지사는 당시의 연을 언급하며 “형에 대한 우정을 담아 총리 후보자에게 요청하려 한다”며 “형, 총리 청문회 하기 전에 요구할 것은 요구해라. 그게 안 되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른바 ‘대깨문’들에게 아무 말 하지 않는 여권의 행태를 겨냥했다. 원 지사는 “저는 후보자가 극단의 정치를 이끄는 이른바 ‘대깨문’들에게 왜 아무 소리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이 바른 소리 할 때 왜 힘이 되어주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에도 초선들이 공격받아도 아무 대응 못 하면서 국민들의 질책에 답을 하겠다는 총리 내정 소감이 이해가 안 간다”며 “사실 후보자가 한나라당 박차고 떠날 때 그 기준이면 지금은 대깨문 행태를 비판하고 민주당 박차고 떠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발 분노의 정치 좀 누그러뜨려 달라”며 “우리 학생운동 할 때 적개심에 사로잡혀, 아침 거울속 분노에 가득 찬 얼굴에 스스로 놀라던 때가 있지 않나. 아직도 그런 상태의 사람들이 나라에 많은 건 비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원 지사의 발언에 정 의원은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수십 년 지난 한 때의 인연을 끌어와서 형이라 부르면서, 그 형을 깔아뭉개면서, 그 형을 자신의 언론플레이 먹잇감으로 써버리는 저 얄팍한 수준의 인간성을 모를 줄 아는가”라며 “님께서 생각하는 분노의 본질과 대상이 이미 달라져 버린 분에게 님께서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끄시고 그쪽 집안일이나 잘 하시라”며 “그쪽 집안 사정도 만만치 않아 보이던데 실없이 한가한 소리 그만하고 님의 앞가림이나 잘하시길”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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