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05:02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매각 반대 달래기 ‘고심’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매각 반대 달래기 ‘고심’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1.04.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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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임기만료를 1년 남기고 중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임기만료를 1년 남기고 중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2년 넘게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내에는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 및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결사반대하는 목소리와 움직임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원만한 매각 완수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취임했던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임기 1년 남은 이성근… 무난히 마침표 찍을까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전격 발표한 것은 2019년 1월이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2019년 3월 본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등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어느덧 만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절차는 아직도 진행 중인 상태다. 총 6개 국가 중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에서는 기업결함 승인 결정이 내려졌으나 EU와 일본, 한국에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가뜩이나 까다로운 심사에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겹친 탓이다.

이처럼 인수·합병 절차가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연내에는 마침표를 찍을 것이란 기대 및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많이 지체된 만큼, 해를 넘기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결합 심사가 다소 늦어지고는 있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 기업결합 승인이 거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제동이 걸리더라도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 및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달부터 경남도청 및 세종시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천막농성과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장례식 형태의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노조 뿐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반대도 거세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서명엔 거제시민 11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변광용 거제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거듭 반대 의사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기업결합 심사 진척 상황에 따라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지역의 한 노동계 관계자는 “투쟁의 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이고, 특히 추가적으로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올 경우 더욱 강력한 방법이 동원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 텐데, 경남 및 거제지역에선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인수 주체인 현대중공업그룹 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 수장인 이성근 사장 또한 곤혹스럽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성근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존재감이 상당했던 정성립 전 사장이 매각 추진 이후 사의를 표명하고 떠나자 그의 뒤를 이어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제1과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원만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이성근 사장은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9년 10월 사내 소식지 인터뷰를 통해 매각의 당위성을 언급하고 각종 우려를 일축하는 한편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및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를 달래고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이성근 사장의 입장은 무척 곤란해진 모습이다. 본인 역시 1979년 입사해 40년 넘게 함께 해온 대우조선해양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노조 및 지역사회의 반발을 무마하는 일이 까다롭지 않을 수 없다. 

이성근 사장이 어떠한 역할을 보여주느냐는 그의 향후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성근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막바지에 접어든 매각 절차와 맞물려 그의 거취도 중대 기로를 맞게 되는 것이다. 주어진 소명을 잘 소화할 경우 인수·합병 이후에도 연임 기회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씁쓸함을 남긴 채 떠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