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9 14:28
국민의힘 십자포화한 김종인의 속내
국민의힘 십자포화한 김종인의 속내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1.04.20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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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해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또다시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했다. 당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한 데 이어 재보선 정국에서 호흡을 맞춘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도 직설을 날렸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사실상 ‘킹메이커’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의 비판에 흔들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주 권한대행을 겨냥해 “그 사람은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며 “주 원내대표가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다. 나한테는 차마 그 말을 못 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의 비판은 그칠 줄 모르는 분위기다. 앞서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아사리판’이라며 일격을 가했다. 동시에 “더 이상 애정이 없다. 국민의힘에 절대로 안 갈 것”이라며 대놓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김 전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냈던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주 권한대행이 김 전 위원장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고, 가급적이면 좋은 관계로 뜻을 따랐던 거로 이해한다”며 “주 권한대행까지 세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김 전 위원장의 전략이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을 돕거나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오해하신 듯하다”고 해명했다. 물론 비판도 거세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전 위원장을 향해 ‘거간꾼’이라며 맹비난을 펼쳤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향후 대선 정국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세워 국민의힘을 파고들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 윤석열 ′공간 만들기′ 전략?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이 '킹메이커 행보'를 시작한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라의 장래를 위해 역할을 할 필요가 느껴지면 국민의힘을 도울지, 윤 전 총장을 도울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에 뛰어들 경우 그를 도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본인이 향후 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하고 싶은데, 그 공간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본인 입장에서 현재 국민의힘의 상황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제3지대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윤 전 총장을 위시한 새로운 인물이 야권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라도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에 대해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된다”, “백조가 오리 밭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 게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을 확실히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거 같다”며 “당장 윤 전 총장이 들어갈 수 없으니 바깥에서 세력을 모아 압박하는 데 먼저 앞장서서 뛰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당권 구도가 ′영남′으로 향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쇄신의 노력이 수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10개월간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성과도 이에 맞물린 셈이다.

특히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하는 주 권한대행이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되자 이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볼 때 주 권한대행이 당 대표가 되면 정당이 끝날 것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주 권한대행이 당 대표로 나오려는 분위기를 차단하면서, 새로운 뉴페이스를 내세우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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