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진원생명과학이 박영근 대표에게 40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진원생명과학이 박영근 대표에게 40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적자 규모도 커진 진원생명과학이 박영근 대표의 고액연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바이오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연봉 수령이란 지적과 함께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 적자 규모 2배 늘었는데… 박영근 대표 보수도 2배 ‘껑충’

2004년부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진원생명과학은 지난해에도 연결 기준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82억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9년 76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18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진원생명과학을 이끌고 있는 박영근 대표는 지난해 무려 40억5,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모두 근로소득이었으며 급여가 8억5,200만원, 상여가 31억9,900만원이었다. 한 달 평균 7,000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고, 30억원이 넘는 상여금까지 받은 것이다.

박영근 대표의 이 같은 보수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우선, 박영근 대표는 앞서도 적자행진 속 적잖은 보수 수령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그런데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지난해, 박영근 대표의 보수 또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박영근 대표는 2019년 17억9,300만원(급여 7억4,700만원, 상여 10억4,600만원)을 수령한 바 있다.

동종업계 현황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제약·바이오업계 1위로 도약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31억8,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는 7억3,800만원, 상여와 성과보수가 각각 1억2,300만원, 23억2,470만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이사회 의장은 급여 7억8,900만원, 상여 19억2,700만원, 기타 6,700만원 등 27억8,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박영근 대표의 지난해 보수는 이들 뿐 아니라 연매출 1조원이 넘는 동종업계 상위 기업 경영자들을 줄줄이 제쳤다. 진원생명과학의 매출 규모는 400억원대다.

주주들 또한 박영근 대표의 보수에 많은 의문 및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적자를 이유로 배당은 전혀 실시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반복하고 있으면서도 박영근 대표에게 40억원대 보수를 지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진원생명과학은 박영근 대표의 급여 산정기준에 대해 “이사회 결의에 따라 임원급여 테이블을 기초로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급여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상여 산정기준에 대해선 “정관의 ‘이사의 보수 규정’에 따라 재무 부분에 기여한 계량지표와 리더십, 전문성, 기타 기여도로 구성된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연봉의 0%~500% 범위 내에서 지급했다”며 “계량지표와 관련해 재무 부분 기여도의 50% 범위에서 산출한 금액과 비계량지표와 관련해 코로나19 백신 및 코로나19 중증 억제 경구용 치료제 임상연구 수행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적자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박영근 대표의 보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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