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순정 블랙박스 ACE 2.0, FHD 화질… 스크린도 없어 사용 불편
아이나비, 벤츠에 ‘주차녹화’ 기능 뺀 제품 공급 이력… 당시 사용자 불만↑
순정블랙박스, 고객사 요청에 맞춰 특별제작·공급… BMW 선택에 귀추

팅크웨어가 BMW그룹 측과 자사 아이나비 블랙박스를 BMW 차량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 팅크웨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팅크웨어가 BMW그룹에 ‘아이나비 블랙박스 납품계약’을 체결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팅크웨어는 국내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나비 블랙박스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에 속해 향후 BMW 차량에 장착되는 아이나비 블랙박스 제품에 대해 기대가 크다. 특히 소비자들은 주차 상시녹화 기능 유무와 화질 개선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BMW 측이 어떠한 제품을 공급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들이 BMW의 이번 결정을 반기는 이유는, 현재 BMW그룹코리아 소속 수입차 브랜드인 BMW와 미니 등에 납품되는 순정 블랙박스의 성능이 다소 저조하기 때문이다. 

현재 BMW와 미니 차량을 출고하면 장착돼 나오는 순정 블랙박스 ACE 2.0(어드밴스드 카 아이) 제품은 요즘 출시되는 다수의 블랙박스와 달리 스크린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ACE 2.0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고, 와이파이로 블랙박스와 연결해 보거나, SD메모리카드를 탈거해 컴퓨터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앱이나 컴퓨터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적지 않은 BMW 차주들은 화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간 주행 영상임에도 전방 차량의 번호판 식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부지기수며, 야간 녹화 영상에 대한 불만은 더 심하다. 인터넷 BMW 커뮤니티에서 직접 확인한 ACE 2.0 제품의 야간 영상은 전방에서 다가오는 차량 번호판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같은 진행 방향의 옆 차로 차량 번호판조차 식별하기가 힘든 정도다.

BMW가 현재 순정 제품으로 장착하고 있는 블랙박스 ACE 2.0 제품.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 BMW ACE 2 매뉴얼 갈무리

현재 BMW 차량에 장착되는 ACE 2.0 블랙박스 화질은 풀HD(FHD·1,920×1,080) 수준이다. 요즘 출시되는 타사 제품들이 QHD(2,560×1,440)·UHD(3,840×2,160)·4K(4,096×2,160) 등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것에 비하면 다소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없는 상황에 차량에서 영상을 확인해야하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확인하려면 스마트폰을 연결해야해 상대적으로 불편하며, 스마트폰과 연결을 시도하면 먹통인 경우도 존재해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주차 중 상시녹화 기능은 반쪽짜리다. 상시녹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레이더 센서와 중력 센서를 통해 제한적으로 주차 중 녹화를 지원한다. 레이더 센서는 블랙박스가 비추고 있는 차량 앞이나 뒤에서 차량 또는 보행자의 움직임이 감지됐을 시에 녹화를 진행하는 것이며, 중력 센서는 충격감지 시 영상을 녹화하는 기능이다. 이는 ACE 2.0 앱을 통해 켜고 끄는 등 설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 주차 중인 차량에 손상이 가해질 정도로 충격이 있었음에도 ACE 2.0 블랙박스에는 영상이 녹화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모션을 인식하는 레이더 센서도 틴팅(선팅)을 짙게 했거나, 어두운 장소에서는 인식이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주차 상시녹화 기능을 탑재하고, 이를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고 있다.

단, 팅크웨어 측이 지난 2015년 메르세데스-벤츠 측에 순정 블랙박스 ‘아이나비 MB스타뷰’ 제품을 한 차례 납품한 이력이 있는데, 당시 MB스타뷰에는 주차 중 상시녹화 기능이 빠져있었던 이력이 존재해 소비자들이 다소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팅크웨어 측 관계자는 “현재 BMW 측에 납품하는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전혀 확인된 바 없다”며 “제품의 성능이나 지원기능 등 스펙에 대해서는 고객사인 BMW 측에서 요청하는 그대로 제작해 납품이 이뤄지는데, 아직 이 부분까지는 논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며 단순히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현재 알려줄 수 있는 전부다”고 말했다.

타 블랙박스 공급업체 관계자도 “순정품으로 수입차 업계에 납품되는 블랙박스는 고객사 측의 요청에 따라 스펙을 조절해 제조·공급하는 방식이다”이라고 말했다.

즉, 순정품으로 공급되는 블랙박스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성능과 기능을 제한할 수도, 추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만간 BMW에 공급되는 아이나비 블랙박스 역시 BMW 측의 선택에 따라 주차 중 상시녹화 기능 탑재 유무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에서 순정 블랙박스 공급계약을 맺을 때 주차 중 상시녹화 기능을 종종 제외하는 이유로 ‘차량 배터리 방전 가능성’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밤새 블랙박스가 구동되면 배터리 소모가 커 방전을 비롯해 추가적인 차량의 이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계약 건에 대해 “팅크웨어 아이나비 블랙박스 공급계약은 BMW그룹 독일 본사와 이뤄진 것”이라며 “먼저 국내에 출시되는 차량에 탑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외에 추가적인 내용은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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