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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국내 호텔 등급 기준, 재정립 필요
2% 부족한 국내 호텔 등급 기준, 재정립 필요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04.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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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대비 주차 공간’ 평가항목, ‘가족호텔’만 존재… 관광호텔, 1면당 넓이만
관광호텔, 객실 수 대비 주차면 부족해도 5성 가능… 고객불편 외면한 평가기준
객실 방음기준, 과거 주야간 40~50db 기준 없애고 평가원 주관적 판단
/ 호텔스닷컴
국내 호텔 평가 기준이 다소 미흡함에도 현재 국내 5성급 호텔은 고객 편의를 최우선시 하며 주차 공간이나 방음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사진은 힐튼경주 객실 내부. / 호텔스닷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국민들이 국내 여행 및 도심지 호캉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은 보통 4·5성급의 고급 호텔·리조트를 찾는다. 그러나 일부 호텔의 경우 등급에 비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이는 국내 호텔 등급평가기준 중 일부항목이 주관적 또는 단편적으로 평가돼 소비자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풀이돼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다.

현재 국내 호텔 등급평가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에서 총괄하고 있다. KTA 측이 관리하는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에는 국내 호텔 평가기준을 △관광호텔업 1~3성 및 4~5성 △전통호텔업 1~5성 △가족호텔업 1~5성 △소형호텔업 1~5성 등으로 나눠 각기 다른 기준으로 등급을 평가·부여한다.

호텔 종류마다 등급평가 기준은 다를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고객의 시설이용 편의에서부터 명확한 기준 없이 현장평가 평가원의 주관이 개입된다. 호텔 등급평가 기준에서 모호한 부분은 주차편의 부분과 객실 방음 부분이다.

주차편의 평가는 모든 호텔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객실 대비 주차 가능 대수’를 평가하는 곳은 ‘가족호텔업’에 국한돼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호텔신라 △롯데호텔(소공동·잠실·울산) △시그니엘 서울·부산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부산 △그랜드 워커힐·비스타 워커힐 서울 △그랜드하얏트 서울·인천 등 5성급 호텔은 관광호텔업으로 분류돼 객실 수와 주차 대수가 비례하지 않아도 무관한 셈이다.

대신 이러한 관광호텔업은 △주차 공간(주차구획선)의 넓이 △주차 후 비상구·엘리베이터 등까지의 이동 편리성 및 출차 편리성 등 두 가지를 평가한다. 주차 공간 넓이는 1면의 세로 길이는 6m를 기준으로 두고 있으며, 가로 폭은 △2.4m(매우 넓음) △2.2m(넓음) △2m(보통) 등으로 기준을 마련해 평가한다. 이 외에도 소형호텔업이나 한국전통호텔업 등도 동일한 기준을 따른다. 객실 수 대비 주차 가능 대수는 중요하지 않다.

즉, 국내에서 관광호텔업과 한국전통호텔업, 소형호텔업 등으로 분류되는 다수의 호텔은 주차편의 부분에서 ‘객실 대비 주차공간’이 부족해도 ‘주차 공간 넓이’만 충족하면 4·5성 등급 평가에 문제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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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서울은 IFC몰과 지하주차장을 공유해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 서울 호텔 야경. / 호텔스닷컴

그럼에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5성급 호텔은 대부분 주차면을 객실 대비 넉넉하게 설계해 운영하고 있다. 예시로 서울 내 5성급 호텔의 경우 객실 및 주차가능 대수가 △호텔신라 463객실·500여대 이상 및 외부 주차장 계약 △롯데호텔 서울(소공동) 776객실·1,100여대 △그랜드하얏트 서울 615객실·740대 △더 플라자 408객실·495대 등 수준이다. 이 외에도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 서울 호텔은 IFC몰 지하주차장을 함께 이용해 객실 수 대비 주차면이 부족하지 않으며, 시그니엘 서울도 롯데몰 주차장을 공유해 객실 수 보다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주차 가능 대수를 객실 수보다 많이 마련한 이유는 고객이 호텔에 방문했을 시 불편을 겪지 않고 시설 이용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평가기준에서 방음 기준도 애매한 부분이다. 현행 국내 호텔 등급평가 시 호텔 객실의 소음 기준은 △객실과 객실 △객실과 복도 △객실과 외부 간 방음상태 △벽·유리·문의 차음상태 등을 평가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준이 현재는 모호하다. 호텔 측에서 등급심사 요청을 접수하면 평가원이 현장을 방문해 직접 소음을 측정하는데, 소음 측정 장비를 지참하지 않고 평가원이 주관적으로 △매우 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 등 점수를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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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월드 객실 서울N타워 전망. / 호텔스닷컴

호텔 내 객실 방음 평가 기준은 앞서 지난 2014년까지는 주간 50dB(데시벨), 야간 40dB 등으로 다르게 평가를 했다. 실내에서 TV를 켜고 음량(볼륨)을 측정 기준치까지 높인 후 옆 객실이나 복도 등에서 해당 기준을 넘어서는 소음이 측정되면 감점요소로 작용했는데, 현재는 이 기준이 사라지고 평가원 주관에 따라 점수가 부여된다. 이는 청각이 민감하거나 둔감한 소비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며, 절대적인 수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경우 투숙객이 소음으로 인해 호텔 측에 불만접수를 하게 되면 호텔 측은 소음평가 기준과 관련한 명확한 근거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가족호텔과 관광호텔의 평가 기준에서 주차 편의 부분이 차이가 있는 이유는 가족호텔은 대부분 이용객이 가족단위로, 자차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데 반해 관광호텔은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도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최근 새롭게 오픈하는 관광호텔의 경우에는 주차 가능 공간을 객실 수보다 적게 마련해도 다른 부분에서 5성 기준을 충족하면 5성급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호텔에서 주차 가능 대수는 건축법 상 기준을 따르면 문제는 되지 않으며, 그 기준 이상의 주차면적은 편의시설일 뿐”이라면서도 “관광호텔에는 레스토랑을 비롯해 연회장, 예식장 등을 이용하는 고객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차 편의 평가 기준에서 객실 수 대비 일정 기준 이상의 주차면을 확보한 호텔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정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소음 부분은 지난 2014년 평가 기관이 변경되면서 기준이 다소 다르게 바뀌었다”며 “현재 기준이 현장평가원에 따라, 소비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주관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이 존재하는 만큼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새롭게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측은 매년 5월과 11월 총 두 차례 호텔 평가 기준에 대해 수정·보완을 거쳐 평가안을 새롭게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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