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전직 대통령 사면론과 탄핵 불복론 지우기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일제히 ‘사면론’과 ‘탄핵 불복론’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민심 이반의 징후가 나타나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탄핵 민주주의는 이미 역사적 사실로 종결됐고, 우리 당 구성원들이 99.9% 탄핵 문제 매듭에 동의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며 “최근 탄핵과 관련된 부정적인 발언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당 의원들은 단 1명도 동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국민의힘 내에선 ‘사면론’과 맞물려 ‘탄핵 불복론’ 여진이 계속됐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대정부 질의에서 ‘탄핵 불복’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면서다.

당장 이러한 분위기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TBS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1%로 나타났다. 전주(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인 34.0%보다 4.9%p 하락한 것이다. 사면론이 공식적으로 불거진 20~21일 사이에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전날(2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뿌리가 친박, 태극기부대 쪽이다 보니 자꾸 그런 유혹을 느끼는 것”이라며 “당권 싸움 때문에 계속 사면론 얘기를 할 것 같은데 그럴수록 국민의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겠나”라고 비꼬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면론 자체보단 탄핵을 불복하는 자세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면론은 이번에 불거져 나온 것이 아니고 금년 연초에 이낙연 대표가 새해 첫 화두로 제안을 한 것”이라며 “그 당시 우리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큰 악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탄핵이 정당한 것 아니냐에 대해서 논쟁을 시작한 일부 의원이 있었다”며 “그것 때문에 여러가지 영향을 받았던 것 아닌가 싶은데, 사면 문제와 다른 문제는 사실 별개의 문제기 때문에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사면론과 탄핵 불복론에 대해 연일 조심스러운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당권 주자로 나선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에 “야당 입장에서 더 이상 (사면론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서 의원의 탄핵 부정에 대해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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