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잠실야구장을 찾아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잠실야구장을 찾아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처럼 야구장을 찾았다. 잠실야구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빈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올 시즌 프로야구 판에 가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거침없는 도발과 맞물려 더욱 흥미를 끈다.

◇ 신동빈 회장, 6년 만에 야구장 찾아… 정용진은 ‘또’ 도발

재계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회장은 지난 27일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그는 롯데 자이언츠 점퍼와 모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팀을 응원했으며 롯데 자이언츠의 이석환 대표 및 성민규 단장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자이언츠가 0대4로 뒤진 7회말 경기장을 떠났고, 경기는 이후 더 이상의 점수 없이 끝났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선수들의 집에 한우 정육세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이 야구장에서 포착된 것은 무척 오랜만이다. 마지막 ‘직관’은 6년여 전인 2015년 9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에도 보통 2년여에 한 번 정도씩만 야구장을 찾았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프로야구 판에 뛰어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언행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를 창단했다. 이후 여러모로 세간의 관심을 끈 정용진 부회장은 특히 SNS 등을 통해 유통업계 경쟁사인 롯데그룹을 수차례 도발한 바 있다. 그러자 신동빈 회장이 모처럼 야구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야구장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또 다시 자극적인 도발에 나섰다. 27일 늦은 밤 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신동빈 회장을 ‘동빈이 형’이라 칭하는 등 거침없는 말을 쏟아낸 것이다. 

그는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 형이 야구장에 왔다. 동빈이 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며 “야구를 좋아하면 (7회말에) 나가지 않는다. 야구를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야구장에 그렇게 오지 않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 도발하겠다.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말처럼 실제 롯데그룹은 이 같은 도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현격한 규모 및 사업분야 차이, 두 사람의 나이 및 세대 차이 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무례하다는 반응이다.

다만, 야구팬들은 대체로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자극적인 라이벌 구도가 야구의 재미를 더한다는 평가 뿐 아니라, 양 팀의 경쟁적인 전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야구장 대면이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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