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자사의 웹 브라우저 '웨일' 띄우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국내 웹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웹 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오른 구글의 '크롬'을 3년 안에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뉴시스
네이버가 자사의 웹 브라우저 '웨일' 띄우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국내 웹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웹 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오른 구글의 '크롬'을 3년 안에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네이버가 자사의 브라우저 ‘웨일’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국내 웹 생태계에 맞춘 브라우저로 거듭나 영향력을 확대하고 국내 토종 포털로서의 자존심 회복에도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 국내 사용자 맞춤 서비스 제공… 업계선 “성장세 주목”

네이버는 27일 온라인을 통해 네이버 밋업 위드 웨일 행사를 개최하고 국내 웹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한 웨일의 신기능을 소개했다.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을 비롯해 처음 보는 단어도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다양한 편의 도구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사이드바’ 등이 추가됐다.

이번 기능들은 웹 사용자들이 PC에서도 모바일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데 방점을 뒀다. 최근 PC로 문서를 작성하면서 모바일로 화상회의에 참여하거나 영상이나 음악을 틀어놓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모바일의 사용자 경험을 PC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데 주력했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기능은 ‘사이드바 단독모드’로 브라우저 창을 띄우지 않고도 사이드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PC에서도 사이드바 단독모드 위젯을 통해 문서창과 브라우저를 오가는 불편함 없이 모바일앱과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들을 실행할 수 있다. 

바탕화면에서 바로 네이버 검색을 할 수 있는 ‘퀵 서치 위젯’와 디바이스나 OS에 상관없이 웨일을 통해 파일을 끊김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그린드랍’, PC 웨일에서 검색한 업체에 전화걸기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로 번호를 전달하는 ‘PC전화’ 기능 등도 선보였다.

네이버는 국내 사용자들의 웹 환경에 맞춘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웨일 플레이스를 넘어 다양한 웹 기반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웹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서비스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기능을 지원해 개발사는 웨일 플레이스를 기반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사용자는 웨일 계정 하나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의 구글을 앞지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효 네이버 웨일 책임리더는 “브라우저는 사용자에게 인터넷에 연결되는 가장 기본 통로이며 웹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기술적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3년 내 글로벌 사업자들을 제치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웨일 브라우저 띄우기에 적극 나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토종 포털 사업자로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웨일의 국내 점유율은 지난 3월 PC 기준 5%다. 구글 크롬이 69%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엣지와 IE가 각각 12%, 8%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브라우저 시장은 해외 사업자들이 대부분 쥐고 있고 사용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사업자들이 기존에 전개하고 있는 사업들을 연동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어 웨일이 제시한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 목표에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러나 웨일의 최근 성장세로 볼 때 현재 국내 브라우저 시장을 흔들기 충분하다는 분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지난해 1월 PC 기준 웨일의 점유율은 0.12%로 점유율 1%도 기록하지 못했다. 유튜브를 연계한 크롬의 강세, MS의 엣지 성장세에 밀려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이에 네이버는 국내 웹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차별화된 사업 전개에 나섰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진행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위한 교육서비스, 공공기관을 겨냥한 한글뷰어 탑재, 공인인증서 폐지에 따른 보안 이슈 대응 등을 웨일 브라우저를 통해 적극 지원한 결과 올해 IE의 점유율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구글과 MS가 기존 점유율 사수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연계에 나서고 있어 웨일이 3년 내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독자적인 서비스, 국내 사용자들의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1위를 하고 있는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의 최근 성장세는 높이 평가할만한 성과”라며 “3년 안에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