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LTV 90%, 부동산 시장 활성화 ‘도움’ 집값 하락 ‘미지수’
‘주택담보대출’ 금융권 큰 수익… LTV 90% 가면 은행들 ‘휘청’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집값 안정화 방안으로 LTV 90% 상승 카드를 꺼내들었다. 같은 날 정부는 LTV를 최대 60%까지 상향할 것을 발표했다. 당‧정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 LTV 90% 상향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현황 관계부처 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정호 기자  당‧정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높이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은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으나 금융권 자산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2일 ‘LTV 90% 상향 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LTV는 주택담보비율을 말하는데, 주택을 구입할시 은행에서 얼마나 대출을 해줄 것인지 그 상한선을 수치화 한 것이다.

송 대표의 말대로 LTV를 90%로 높일 경우, 소비자는 시세 10억원 아파트를 구입할 때 자기자본 1억만 있으면 9억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구입하면 된다.

다만 LTV 90% 상향을 놓고 시장에서는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소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그동안 아파트를 사려고 대출을 받을 때 기준이 까다로웠다”며 “LTV를 높여 주택 매매 시장의 활성화는 기대될 수 있으나, 매물이 없다보니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모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매물도 없고 정부가 대출문턱을 높여 놓아 시장 얼어붙었다”며 “대출문턱을 낮춰 시장의 활성화는 기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에게 금융 규제를 풀어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이 같은 문제를 의식한듯 송 대표는 2일 LTV 90% 수혜 대상자를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신혼부부 △청년 등으로 못박았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집값이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 LTV를 90%로 올리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신규 아파트처럼 집값 형성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요소들을 고려해 적용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큰 문제는 LTV를 90%로 할 경우 금융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가 호황이거나 부동산 시장 여건이 좋을 땐 문제가 없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채무 상환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담보를 현금화하더라도 은행 입장에선 손해가 커지게 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LTV 정책을 잘 쓰면 무주택자에게 내 집마련의 기회를 주지만, 90%로 늘릴 경우 금융권에 큰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은 자산건정성을 이유로 LTV를 70% 이상 올린 적이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택자금대출은 은행의 매출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LTV가 40~50% 형성됐을 경우 문제가 터져도 담보 회수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LTV가 90%일 경우 은행이 갖게 될 부담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받은 고객의 입장에서도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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