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선물샵' 주제판을 오픈했다. 기존 카카오의 선물하기 서비스를 정조준한 서비스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가 커머스, 핀테크 등 핵심 사업 부문을 연계하며 고성장을 견인하는데 따른 견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선물샵' 주제판을 오픈했다. 기존 카카오의 선물하기 서비스를 정조준한 서비스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가 커머스, 핀테크 등 핵심 사업 부문을 연계하며 고성장을 견인하는데 따른 견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선물샵’ 주제판을 오픈했다. 경쟁사인 카카오가 ‘선물하기’ 서비스로 커머스·핀테크 등 핵심 사업 부문을 연계해 고성장을 견인하는데 따른 견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 선물샵,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업계선 “세심히 전략 필요”

네이버는 최근 가볍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을 찾는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풍부한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선물샵 주제판을 오픈했다고 4일 밝혔다. 

선물샵 주제판에는 △테마별 선물 편집샵 △중소상인(SME) 창작자 작품을 선별한 ‘컬처샵’ △아뜰리에샵 등으로 구성했다. 네이버웹툰, 그라폴리오 등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카드’도 제공한다. 메시지카드는 다양한 감정을 재치있게 표현한 카드 60여종 중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는 기존 ‘선물하기’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추천 기술 ‘에이아이템즈(AiTEMS)’를 적용, 검색어에 따라 성별 및 연령별 선호 선물을 추천하거나 최근 인기있는 선물 트렌드를 분석해 제공했다.

또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45만개를 비롯해 SME, 럭셔리 브랜드 등을 쉽게 선물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통해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네이버는 선물샵 주제판을 오픈하고 큐레이션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독보적인 상품 DB, AI 상품 추천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선물하기 경험을 원하는 이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SME 및 창작자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해가겠다”고 말했다.

선물샵 주제판 오픈을 놓고 업계에서 경쟁사인 카카오가 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등 사업을 연계해 고성장을 이루면서 네이버가 이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압도적으로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선물하기 서비스 등으로 커머스 사업 부문에서 높은 실적을 견인하고 있고 결제 등 신사업 부문과 연계해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로 카카오는 올해 1분기에도 성과가 두드러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커머스 부문이 포함된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오른 3,615억원으로 집계됐다. 커머스 부문만 놓고 보면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올랐고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올랐다.

네이버의 경우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기존 선물하기 서비스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네이버가 쌓아온 소비 빅데이터, 다양한 상품군, 결제 및 커머스 사업 연계 등을 기반으로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한데 모아놓은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만큼 네이버가 입지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커머스 부문을 별도로 분사, 카카오커머스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는 분사 이후 선물하기 등을 중심으로 지난 2019년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선물하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현재는 3조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빠른 결제, 상호 커뮤니케이션 유도 등 카카오만의 독자적인 프로세스를 네이버가 이른 시일 내 구축하기 어려운 만큼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 점유율 탈환은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상품군이 다양하다고 해서 더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물하기 서비스가 단순히 물건을 주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비대면 시대에 마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은 만큼 네이버의 세심한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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