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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 시급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첫 성적표 ‘씁쓸’
흑자전환 시급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첫 성적표 ‘씁쓸’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1.05.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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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취임 첫해 첫 실적부터 대규모 적자를 마주하게 됐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취임 첫해 첫 실적부터 대규모 적자를 마주하게 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흑자전환이란 무거운 과제를 안고 취임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첫 성적표부터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며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게 됐다. 자체적인 올해 실적 전망치도 7,600억원의 적자가 제시되며 전임 사장들의 ‘적자 잔혹사’를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 삼성중공업, 1분기부터 적자 폭탄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12월 남준우 전 사장의 뒤를 잇는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됐다. 제 소임을 끝내 다하지 못한 구원투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본인 역시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이었다.

남준우 전 사장은 삼성중공업이 심각한 경영위기를 마주하고 있던 2018년 1월 취임해 줄곧 흑자전환을 강조했다. 하지만 2015년 1조5,019억원으로 시작해 2016년 1,471억원, 2017년 5,241억원으로 이어졌던 적자행진은 2018년 4,146억원, 2019년 6,165억원으로 오히려 더 심화됐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또 다시 1조5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조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정진택 사장의 최대 당면과제는 흑자전환이었다. 조선업계 전반에 나타난 업황 회복세, 특히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의 잇단 대규모 수주는 흑자전환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진택 사장이 받아든 첫 성적표는 ‘어닝쇼크’라는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4일 공시한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 1조5,746억원, 영업손실 5,068억원, 당기순손실 5,35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직전인 지난해 4분기 대비 5.4% 감소한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영업손실이다. 적자가 지속된 것을 넘어 눈에 띄게 불어났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며, 지난해 연간 적자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로써 흑자전환을 향한 정진택 사장의 발걸음은 시작과 동시에 고꾸라지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잠정 실적을 공시한 날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정정 공시했다. 당초 7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던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6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한편, 7,6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 특단의 대책… 정진택 사장은 잔혹사 끊을까

이처럼 7년 연속 적자가 유력해진 삼성중공업은 결국 특단의 조치를 꺼내들었다. 무상감자 및 1조원대 유상증자 계획이 그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우선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80% 비율의 무상감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자본금이 3조1,506억원에서 6,301억원으로 줄어들게 될 전망이며, 2조5,000여억원의 감액분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자본잠식 우려로부터 벗어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인 유상증자 내용은 다음달 22일 임시 주주총회 이후 확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뚜렷한 업황 개선세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두 차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110%대까지 낮아졌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248%에 이어 지난 3월 말 기준 262%까지 올라갔다.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올 연말엔 300%를 훌쩍 넘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은 다시 20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2조8,000억원 규모의 단일 선박 건조 계약을 따내며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수주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제시했던 연간 목표치의 65%를 이미 채운 상태다. 악화된 재무상태로 인해 모처럼 찾아온 호황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결과적으로 정진택 사장은 취임 첫해 흑자전환이 일찌감치 멀어진 모습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남준우 전 사장 역시 재무구조 개선, 구조조정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도 끝내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정진택 사장은 그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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