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송영길 대표가 주요 당직에 비주류 인사를 전면 배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송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송 대표 왼쪽은 김용민 최고위원, 오른쪽은 윤호중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권을 잡은 송영길 대표가 주요 핵심 임명직에 비주류 인사를 전면 배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친문 주류가 다수인 지도부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일각에서는 송 대표와 친문 주류 인사들과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사무총장에 윤관석 의원(3선·인천 남동을)을, 대표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에 김영호 의원(재선·서울 서대문을)과 고용진 의원(재선·서울 노원갑)을 임명했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을 총괄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요직이다. 윤 의원은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송 대표 캠프에서 중책을 맡은 바 있고,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다. 

김영호·고용진 의원 역시 친문 색채가 옅은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당의 정책 방향을 설계하는 정책위의장에는 노웅래 의원(4선·서울 마포갑)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노 의원 역시 비주류로 분류되며,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재산세 인하와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 조절 등을 주장한 바 있다. 

◇ 송영길-친문, 곳곳에서 ‘온도차’

이같이 주요 당직에 비주류 인사들이 중용되면서 송 대표가 친문 주류 중심의 최고위원과 윤호중 원내대표 등을 고려해 균형을 맞추는 인선을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송 대표의 인선에 “의도적인 친문 배제”라며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송 대표의 인선으로 인해 친문 주류 중심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지도부 중 김용민·강병원·김영배 최고위원은 친문 주류로 분류된다. 송 대표는 인선 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 당 쇄신안 등에서 친문 주류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송 대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단계적으로 최대 90%까지 완화해 나가자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당 주류 측에서는 ‘과도한 금융규제 완화는 부적절하다’고 맞서고 있다. 

당 쇄신안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다. 송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과 관련해 의견수렴에 나서겠다’며 본격적인 대책 마련을 예고했지만, 김용민 최고위원 등은 ‘문자폭단이 당내 의사소통의 방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같이 곳곳에서 온도차가 감지되는 것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는 있지만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낙관론도 존재한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당이 이기자’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며 “(비주류 대표와 친문 주류 최고위원의 구도는) 언론의 과도한 프레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 재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에서 우리는 원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송 대표가 지난 4일 오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청 간 큰 갈등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당이 송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송 대표는 “자신이 책임지고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동안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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