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이하 KAIA)가 10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78개 자동차 부품업체 중 84.6%에 해당하는 66개사는 반도체 수급과 이로 인한 완성차업체의 생산자질로 인하여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이하 KAIA)는 10일 차량반도체 수급과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확대에 따른 자동차 부품업체 애로에 대해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총 78개 자동차 부품업체 중 84.6%에 해당하는 66개사는 반도체 수급과 이로 인한 완성차업체의 생산차질로 인하여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직접 차량반도체를 취급하는 업체(차량반도체 구매해 이를 다른 부품이나 소재와 결합,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엔 90.5%가 최근 차량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차량 부품 생산 감소된 업체 비율은 △10% 이내 감소한 업체 (38.1%) △10~20% 감소한 업체 (33.3%) △20~30% 이내 감소한 업체 (9.5%) 순으로 나타났으며, 30% 이상 감소한 업체도 19%에 달했다.

물량부족에 따른 차량반도체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는 ‘10% 이내 인상됐다’고 답한 업체는 50%, ‘10~20% 인상됐다’고 답한 업체는 33.3%로 나타났다. ‘20% 이상 인상됐다’고 답한 업체도 16.7%에 달했다.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다(35%) △심각하다(35%) △보통이다(30%)로 답해 조사업체 중 70%가 반도체 수급차질에 따른 경영 여건이 심각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응답 업체 중 38.1%가 반도체 구매대금 지급 시점과 상위 업체에 부품납품 후 대금 수령시점 사이에 간극이 발생함 따라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23.9%에 해당하는 부품업체는 납품 후 3개월 이내 대금 수령에 따른 반도체 구매비용 지급과 납품 대가 수령의 시차로 인하여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이같은 경영난에 대해 “차량반도체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원활한 반도체 구매를 위해서는 NXP, 르네사스, 인피니온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게 정상가격 대비 10% 내외 오른 급행료 포함 대금을 신속히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반도체를 다른 소재나 부품과 결합해 전장제품을 생산한 후 이를 자동차업계의 상위 협력사에 납품한 경우, 대금 수령은 연쇄적 생산차질 등에 따른 업계 경영악화로 인해 대금 수령이 불규칙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KAIA 정만기 회장은 “작년 코로나19에 이어 금년 차량반도체 수급차질로 인하여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5~6월중 차량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다다를 우려에 대응하여 부품업계를 위한 특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차량반도체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은 물론 보증기관과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 마련, 고용안정기금 확대, 법인세·관세의 납기 연장 혹은 감면 등 유동성 타개 대책도 조속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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