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픽사베이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 음식의 대표격인 치킨 시장이 확대되며 수제맥주 시장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 ‘치킨엔 맥주’… BBQ 이어 교촌도 수제맥주 사업 박차

10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LF 계열사 인덜지 수제맥주 사업부를 12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 4일 체결했다. 자산 양수도에 관한 법적 절차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해 하반기에는 수제맥주 제조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예정이다.

인덜지 수제맥주 사업부는 2018년 론칭한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원도 고성군에 연간 450만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브루어리(brewery, 양조장)를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위트’ ‘백두산 IPA’ ‘설악산 스타우트’ 등 총 4종의 수제맥주를 선보였다.

교촌은 이번 인수로 수제맥주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별도의 추가 설비투자 없이도 이미 생산 경쟁력을 갖춘 양조장과 전국 1,280여개 교촌치킨 가맹점 인프라로 ‘치맥(치킨+맥주)’ 소비 문화를 빠르게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치킨 프랜차이즈 3위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2019년부터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협업해 치킨과 잘 어울리는 수제맥주 개발에 나선 바 있다.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는 국내 수제맥주 면허 1호 기업으로, 2002년부터 하우스비어 레스토랑인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제너시스비비큐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약 1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해 7월 ‘비비큐 비어(BBQ Beer)’ 6종을 선보였다. 또 올해 1월에는 국내 수제맥주 ‘맏형’ 격인 제주맥주와 손잡고 ‘황금올리브치킨’ ‘핫황금올리브치킨’ 등 올리브유에 튀겨낸 메뉴들에 최적화된 ‘프룻 에일’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치킨업계가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기 배달 음식인 치킨 시장이 커지면서 맥주 등 주류 판매도 늘고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대비 78.6% 성장한 약 1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치킨업계 ‘빅3(교촌치킨·bhc치킨·BBQ)’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교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4,476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bhc치킨과 BBQ는 각각 4,004억원(전년 대비 +26%), 3,346억원(+38%)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 600억원에서 2019년 800억원으로 커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80억원을 넘어섰다. 오는 2023년에는 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는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가 편의점 맥주의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달 29일 곰표 밀맥주의 물량을 월 300만개 공급한 이후 이틀 만에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국산·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한편 치킨업계 빅3 중 2위 업체인 bhc치킨은 아직까지 수제맥주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진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hc치킨 관계자는 ‘수제맥주 관련 사업 계획이 있느냐’는 <시사위크>의 질문에 “당사는 아직 계획은 없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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