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로 돌아온다. /넷플릭스​
​잭 스나이더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로 돌아온다.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액션의 거장’ 잭 스나이더 감독이 자신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좀비 장르로 다시 돌아온다. 특유의 속도감과 세련된 비주얼로 새로운 좀비물을 완성, 다시 한 번 전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넷플릭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2004년 데뷔작 ‘새벽의 저주’로 좀비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 없던 ‘뛰는 좀비’를 소개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새벽의 저주’는 여전히 좀비 장르의 교과서로 회자되고 있을 만큼 명작으로 꼽힌다.

이후 잭 스나이더 감독은 ‘300’(2007)부터 ‘맨 오브 스틸’(2013),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2016) 연출과 그 외 작품들의 제작, 기획에 참여해 DC유니버스를 확장시키며 할리우드 대작들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4년 만에 잭 스나이더 감독 버전의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공개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좀비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로 화려한 귀환을 앞두고 있어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좀비가 점거한 도시로 변해버린 라스베이거스로 잠입해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용병 조직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로, 잭 스나이더 감독이 ‘새벽의 저주’를 완성시킨 직후부터 17년간 구상한 이야기다. 폐허로 변한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좀비 영화의 전형을 깬 새로운 종류의 좀비를 보여주며 신선한 충격을 안길 예정이다.

여기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데이브 바티스타를 필두로, 엘라 퍼넬‧오마리 하드윅‧아나 데라레게라‧시로 오시‧마티아스 슈바이크회퍼‧사나다 히로유키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 화끈한 액션으로 장르적 쾌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액션의 거장으로 불리는 ​잭 스나이더 감독. /넷플릭스 ​
액션의 거장으로 불리는 ​잭 스나이더 감독. /넷플릭스 ​

잭 스나이더 감독은 지난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외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공개일은 오는 21일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오래 기다린 프로젝트다. 2019년 넷플릭스와 협업을 결정하고 드디어 공개를 하게 됐는데.
“이 이야기의 구상은 ‘새벽의 저주’를 마무리한 직후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예산 확보도 어려웠고, 시간이 흘러 제작을 논의하긴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러다 넷플릭스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가볍게 꺼낸 이야기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각본은 있었지만, 내가 처음부터 다시 구상을 해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진행이 됐다. 그때부터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됐다. 촬영이 시작되고 넷플릭스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주로 블록버스터를 작업해왔는데, 전작들은 모두 극장용이었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공개되는데, 소비매체의 변화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나.
“그렇지 않다. 이 영화를 만들기로 했을 때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할 거라고 결정을 했다. 극장과 동시 개봉을 고려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에서도 상당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다. 스트리밍 공개를 생각하고 만들긴 했지만, 어떤 매체든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이라면 정말 큰 극장에서 영화를 봤을 거다. 하지만 그만큼의 품질과 느낌을 집에서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영화를 만들었다.”

-17년 전 ‘새벽의 저주’ 좀비 영화를 찍었을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내가 촬영감독을 맡아서 직접 촬영을 했다. 특별한 경험이었다. 영화와 나의 연결고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전작들에서는 거리가 있는 상태에서 연출을 했다면, 이번에는 카메라를 직접 손에 쥐고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새벽의 저주’를 찍으면서도 즐거웠지만, ‘아미 오브 더 데드’의 과정은 더 만족스러웠다. 또 ‘새벽의 저주’는 원작을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었는데,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재밌었고, 관객도 새로운 세계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좀비물의 탄생을 예고하는 ‘아미 오브 더 데드’. /넷플릭스
새로운 좀비물의 탄생을 예고하는 ‘아미 오브 더 데드’. /넷플릭스

-직접 촬영감독으로 나선 이유가 있다면.
“이 영화에서 쓰고 싶은 카메라 렌즈가 여러 개 있었다. 각자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매우 얇고, 작동시키기도 쉽지 않다. 유기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하라고 시키는 건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광고 찍을 때 해본 적이 있어서 내가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더 쉬운 결정이었다.”

-좀비들의 공포감이나 능력이 정말 대단했다. 다른 작품의 좀비와 대비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다고 보는지.
“정확하게 짚긴 어렵겠지만, 상당히 무서운 좀비들이다. 제우스가 있고 좀비 여왕 아테나가 있고 그를 경호하는 장군 역할을 하는 좀비도 있다. 모두 새로운 유형의 좀비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 좀비를 상대로 살아남을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턴트 배우들의 좀비 연기가 정말 뛰어났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캐스팅은 항상 즐기는 과정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다채로운 배우들을 모으는 게 나의 목표였다. 다양한 국적을 갖고 있는 배우들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캐스팅했다. 각 캐릭터 모두 중요했기 때문에 한 명씩 캐스팅하고 나중에 조합을 보자는 생각이었다. 만약 정말 라스베이거스에 좀비 역병이 발생한다면 능력치를 따져가며 선별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갖고 캐스팅했다. 모든 배우를 캐스팅하고 한자리로 모았을 때 훌륭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배우들의 존재감이 좋았고, 시너지를 냈다.”

‘아미 오브 더 데드’로 뭉친 데이브 바티스타(왼쪽)와 잭 스나이더 감독. /넷플릭스
‘아미 오브 더 데드’로 뭉친 데이브 바티스타(왼쪽)와 잭 스나이더 감독. /넷플릭스

-그중에서도 데이브 바티스타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주 좋아하는 배우다. 오랜 시간 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왔다. 극 중 주인공이 겪는 감정적인 서사가 굉장히 강렬하다. 인물의 그런 면모가 데이브의 여린 심성과 잘 맞을 것 같았고, 딸과의 관계도 중요한데 매우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데이브가 확답을 주지 않았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감정적인 신이 많다는 것을 알고 마음에 들어했다.” 

-호러뿐 아니라 유머까지 녹여냈는데,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었는지.
“마티아스 슈바이크회퍼 덕이다. 정말 재밌고 유쾌한 분위기를 불러일으켜줬다. ‘아미 오브 더 데드’ 프리퀄을 촬영하고 있는데, 마티아스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금고에 그렇게 빠삭할 수 있는지 담겼다. 기대해도 좋다. 실망하지 않을 거다. 배우들이 갖고 있는 유머러스함을 잘 살리는 게 작품의 톤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했다. 너무 지나치면 가식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 위트를 적절한 수준에서 넣었다 뺐다 하면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코로나19 시국 속 영화와 현실의 유사점이 보이기도 했다. 재미 외의 관객들이 얻었으면 하는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관객에게 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일종의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고 본다. 재미를 느끼고 싶다고 한다면 영화는 오락적 재미를 수행해야 할 것이고, 이 영화가 어떠한 사회적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고 이 사회를 어떻게 비추는가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할 거다. 난민 이슈나 정치적인 의식을 갖고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 또 그 부분에 대한 어필이 있어야 할 것이고, 범죄물에 관심이 있다면 그 부분이 더 드러날 거라고 생각한다. 각자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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