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신임 대표이사로 정명훈 전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 사무소 대표가 발탁됐다 /여기어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가 새로운 수장 체제를 맞이한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정명훈 전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 사무소 대표가 발탁됐다. 새 대표이사 체제를 맞이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여기어때, 대표이사 교체… 경영 전략에 변화 바람 부나  

여기어때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정 전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정 신임 대표는 오는 21일 임시 주주총회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사,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경제학 석사, 인시아드 MBA과정을 밟은 뒤 최근까지 투자업계에서 두루 활동해온 인사다. 그는 크레디트스위스 투자은행 부문의 런던 사무소, 스탠다드차타드 사모투자 부문, 칼라일 그룹을 거쳤다. 

특히 정 대표는 2016년 영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 한국사무소 대표로 선임된 후, 여기어때 투자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2019년 9월 CVC캐피탈은 여기어때 운영사 여기어때컴퍼니(옛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이에 인수를 총괄했던 인사가 여기어때 경영에 직접 나선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더욱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플랫폼 업계에선 대주주 출신이자 투자 전문가인 정 대표이사가 경영 지휘봉을 잡게 된 만큼, 보다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014년 출범한 여기어때는 국내 대표적인 숙박 중개 플랫폼 중 한 곳이다. 업계 선두권인 야놀자와 함께 시장의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두 경쟁업체는 최근 몇 년간 다른 사업 행보를 보여 왔다.

우선 경쟁사인 야놀자는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외형을 불려왔다. 호텔 예약 앱 ‘데일리호텔’ 운영사 데일리, 펜션 예약 서비스 ‘우리펜션’ 객실관리시스템(PMS) 기업 가람, 씨리얼, 이지테크노시스 등 여러 곳의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감행했다. 지난해엔 해외여행앱 트리플과 통합매장관리솔루션 기업 나우버스킹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여기에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확장하면서 사업 다각화도 공격적으로 꾀했다. 이를 통해 과거 모텔 예약앱 이미지를 탈피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1,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3.8%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야놀자는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여기여때는 최근 몇년간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에 집중했다. 영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에 인수된 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외형 확장 부문에선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2년간 여기여때가 인수한 업체는 단 한 곳뿐이다. 여기여때는 지난해 매출 맛집 추천 플랫폼인 ‘망고플레이트’를 인수한 바 있다.  

다소 보수적인 경영 행보로 수익성은 나아졌다. 여기어때는 작년 매출 1,287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3%, 59.4% 성장한 규모다. 다만 외형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면에서 야놀자와의 격차가 벌어진 실정이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 면에서 야놀자는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선 정 대표가 경영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이 같은 경영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번에 대표이사로 발탁된 후, “여행 사업을 키우고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과연 여기어때가 정명훈 대표이사 체제를 맞아 성장 기반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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