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어닝쇼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별다른 신작없이 1분기를 보냈지만 지난해 분위기를 이어 소폭 오른 실적을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과 달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어닝쇼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별다른 신작없이 1분기를 보냈지만 지난해 분위기를 이어 소폭 오른 실적을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과 달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엔씨소프트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어닝쇼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고성장을 이룬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1분기에 신작 부재 등으로 실적이 소폭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다른 조짐이 보이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게임사들 인건비 폭증… 1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

국내 게임사들의 어닝쇼크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실적 발표 이후다. 엔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56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떨어졌다. 

지난 몇 년간 엔씨는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리니지를 발판삼아 고성장을 이뤄왔다. 신작이 경쟁사 대비 적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과 PC온라인 MMORPG ‘리니지’의 견조한 성장으로 가파른 하락세는 방어할 수 있었다. 

이번은 달랐다. 증권가는 당초 엔씨의 1분기 영업이익을 1,258억원, 매출을 5,459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이를 훨씬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엔씨가 올해 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이슈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업계는 엔씨의 이번 실적은 인건비의 영향이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엔씨가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건비만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2,32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작들이 적지 않고 지속적인 인력 충원 계획이 있어 엔씨의 경우 인건비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건비로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게임사는 엔씨 뿐만이 아니다. 국내 게임업계 연봉 인상을 촉진한 넥슨도 어닝쇼크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넥슨은 올해 초 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 정책을 발표했지만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넥슨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617억원, 매출 8,4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지만,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4,54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대 1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이는 올해 초 발표한 연봉 인상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컴투스, 게임빌,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도 인건비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증권가는 컴투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248억원, 매출은 1,293억원으로 지난해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10% 이상 감소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빌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6%, 10% 감소한 56억원, 314억원을, 펄어비스는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 17% 감소한 284억원, 1,0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건비 등의 이슈로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선 국내 게임사들이 이른 시일 내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견인을 위해서는 신작 출시가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 투입되는 마케팅, 인건비, 개발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돼서다. 더군다나 출시된 신작의 중장기 흥행을 견인하지 못할 경우 투입된 비용을 상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신작을 출시해도 성과는 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중 출시한 신작이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면 하락세는 올해 4분기, 오는 2022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의 부진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극복하기 시작했는데 인건비 급증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분위기”라며 “인건비 급증에 따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향후 출시할 신작들의 흥행을 견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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