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지난달 29일 자사의 모바일 대표작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의 차기작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을 출시했다. /컴투스
컴투스가 지난달 29일 자사의 모바일 대표작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의 차기작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을 출시했다. /컴투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컴투스가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하는 차기작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을 출시했다. 출시 전부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이용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올해의 대형 모바일 게임 중 하나다.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지난달 29일 글로벌 게임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출시 전 컴투스는 대만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1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정식으로 소개하며 출시 소식을 알렸고 글로벌 사전 예약자수는 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세계 이용자들의 기대를 샀다.

출시 이후에는 다시 한 번 장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컴투스에 따르면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지난 2일 기준 누적 매출 5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출시 사흘만에 기록한 성적으로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컴투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대표작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부터 ‘스카이랜더스’, ‘히어로즈워:카운트어택’ 등 전략성을 부각시키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해온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이번 성적에 대해 업계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그동안 지적받아온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했고 치열한 대전 속 마지막까지 실시간 전략의 묘미를 살리는데 무게를 실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숱한 전략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해온 경험과 노하우, 개발 방향 등이 적절히 반영됐는지 등을 직접 플레이해 확인해 봤다.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이용자가 소환한 몬스터와 부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등을 '편성(아래쪽)'에서 배치할 수 있다. 몬스터의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위쪽)에서 어떤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스킬석을 장착하면 어떤 스킬이 사용가능한 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했다면 전체 덱의 공격력과 평균 마나코스트를 확인하고 대전을 시작하면 된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캡처. /송가영 기자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이용자가 소환한 몬스터와 부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등을 '편성(아래쪽)'에서 배치할 수 있다. 몬스터의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위쪽)에서 어떤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스킬석을 장착하면 어떤 스킬이 사용가능한 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했다면 전체 덱의 공격력과 평균 마나코스트를 확인하고 대전을 시작하면 된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을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 튜토리얼 부족… 시작부터 불친절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이용자간 대전(PVP) 콘텐츠 중심의 실시간 전략이 강조된 모바일 게임이다. 이용자는 뽑기 등을 통해 얻은 몬스터, 스킬 등을 기반으로 약 1~2분간 펼쳐지는 치열한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덱을 구상, 다양한 PVP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컴투스가 그동안 선보인 전략 게임의 난이도와 진입장벽보다 낮아졌는지는 의문이다. 하나씩 보자면 먼저 튜토리얼이 다분히 부족하다. 컴투스가 게임을 시작할 때 제공하는 튜토리얼은 별도의 스토리를 만들어 공격을 하고 적의 스킬을 무력화시키는 ‘카운터’, 속성 등 전투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그러나 튜토리얼 이후 PVP장에 내던져지는 이용자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정보들이다. 

이용자는 대전을 치르기 전 최대 8마리의 몬스터, 3개의 추가 스킬을 배치할 수 있다. 몬스터의 특성과 보유하고 있는 스킬을 활용해야 하는데 광역 또는 단일딜이 가능한 몬스터인지, 아군에게 버프를 걸어주는 몬스터인지, 적군에게 너프를 거는 몬스터인지 등을 모두 확인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대전을 치를 수 있는 덱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컴투스는 이 덱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는커녕 당장 눈앞의 전투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만 알려준다. 이와 관련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는지 컴투스는 지난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별도의 영상을 게시하며 추가 튜토리얼을 제공했다.

몬스터 하나에 추가된 스킬석으로 덱을 구상하기 더욱 복잡해졌다. 몬스터의 스킬을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새로운 능력을 추가할 수 있는 ‘스킬석’과 몬스터 전반적인 능력을 관리하는 ‘룬’을 장착해야 한다. 룬은 기존 RPG나 MMORPG와 유사한 형태로 이용자가 룬을 제작해 각인시키면 세트 효과가 발휘되거나 부족한 스탯에 효과가 더해지는 방식이다.

문제는 스킬석이다. 어떤 조건에서 스킬이 발동된다거나 특정 마나 수를 채우면 이용자가 선택해 사용할 수 없는 구조여서 덱을 구상할 때 다른 몬스터들과의 시너지를 감안하고 스킬석이 장착된 몬스터의 스킬과 중첩돼 자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튜토리얼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이용자가 이를 모두 고려해서 덱을 구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용자는 대전에 앞서 배치한 모든 몬스터의 스킬을 외우든지 정독해야만 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전투에서 머리 굴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적군의 몬스터 중 가장 낮은 몬스터를 공격하는 스킬인지, 가장 높은 체력을 가진 적을 단일딜로 공격을 하는지, 최상위 체력을 가진 몬스터 일부에게 광역딜이 작용하는지, 아군에게 버프를 걸 때 모든 몬스터에게 적용되는지 체력이나 효과에 걸린 몬스터에게만 적용되는지 등 여러 스킬을 제대로 파악해야 적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기존 RPG 게임의 ‘탱커-딜러-힐러’ 또는 ‘탱커-딜러-버퍼’의 공식을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기본적인 특성은 갖고 있지만 몬스터의 배치보다 각 몬스터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과 공격력, 편성된 위치 등에 따라 원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도, 원래의 역할을 하기도 전에 사망할 수도 있다. 

적이 구상한 있는 덱은 매칭 성사가 될 때까지 알 수 없다. 매칭이 성사되고 입장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어떤 덱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위쪽). 컴투스가 강조하는 백년전쟁의 묘미인 카운터 기능(아래쪽)은 상대의 스킬을 무력화할 수 있지만 타이밍이 늦으면 적의 공격이 이뤄진 다음에 발동될 수 있다. 스킬을 발동한 몬스터가 빛 속성이지만 공격받은 적은 어둠속성의 몬스터라는 보장은 없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면 캡처. /송가영 기자
적이 구상한 있는 덱은 매칭 성사가 될 때까지 알 수 없다. 매칭이 성사되고 입장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어떤 덱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위쪽). 컴투스가 강조하는 백년전쟁의 묘미인 카운터 기능(아래쪽)은 상대의 스킬을 무력화할 수 있지만 타이밍이 늦으면 적의 공격이 이뤄진 다음에 발동될 수 있다. 스킬을 발동한 몬스터가 빛 속성이지만 공격받은 적은 어둠속성의 몬스터라는 보장은 없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을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 실시간 전략 증발… 카운터 기능으로 ‘눈치 싸움’

약 1~2분간 치르는 대전에서 선스킬 사용은 의미가 없다. 상대의 스킬을 무력화시키는 카운터 기능 때문에 상대의 스킬을 먼저 발동시키는 쪽에서 승기를 잡을 확률이 크다. 실시간 전략 게임이 카운터 기능으로 눈치 싸움이 돼버린 셈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대전의 승패는 전설 등급 몬스터가 결정한다.

대전을 치를 상대의 덱을 전혀 알 수 없는 만큼 상성을 안다고 해도 무의미하다. 더군다나 스킬석을 장착한 다른 몬스터와의 상성을 계산해야 하고 대전 시작과 함께 나오는 배열되는 몬스터 카드 순서를 파악함과 동시에 적의 공격을 방어하고 승리를 끌어내야 한다. 

상성에 따른 공격은 운이 8할이다.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은 기존의 RPG와 달리 선택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없다. 공격은 몬스터에게 기본적으로 적용된 스킬에 따라 이뤄진다. 상성대로 공격하기 위한 조건을 이용자 마음대로 만들 수도 없어 단일딜이 아니라면 차라리 상성을 감안하지 않는 편이 낫다. 이 또한 대전에 들어설 때마다 바뀌는 카드배열 영향이 적지 않다.

몬스터의 스킬을 발동시키기 위한 마나 계산을 철저히 해야 한다. 컴투스는 마나 속도를 올리는 몬스터를 활용하면 전투가 수월하다고는 하나 상대의 기절 효과, 속도 감소 효과를 맞으면 이 또한 무의미하다. 

돌고 도는 카드 속에 마나 속도를 올리는 몬스터가 원하는 타이밍에 등장하리란 보장이 없고 적의 공격으로 마나 속도를 올리는 몬스터가 사망하면 공격 타이밍까지 모두 놓친다. 마나 코스트가 낮고 상대의 공격에 카운터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몬스터가 한번에 등장하길 바라야만 한다.

이런 상황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는 전설 등급 몬스터 카드를 최상의 옵션으로 맞추고 대전을 치르는 것이다. 아무리 낮은 등급의 몬스터 레벨을 올려도 과금을 통해 전설 등급에 스킬석을 장착한 몬스터로 덱을 구성한 이용자는 이길 수 없다. 이용자보다 등급 또는 승점이 낮아도 상대의 덱에 전설 등급의 몬스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면 그 대전은 아무리 전략대로 대전을 치러도 필패다.

그러니 컴투스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난이도를 낮추고 전략성을 강조했다고 해도 과금을 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튜토리얼에서부터 제대로 된 전투방식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전에 내던져져 직접 부딪히며 게임을 익혀야 하는 이용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서비스 초반인 만큼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을 통해 등급이 맞지 않는 대전이 자주 발생하는 현상, 이 때문에 이른바 ‘탈주’를 하는 현상 등은 수정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결국은 실시간 전략을 눈치 싸움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다분히 아쉽다. 

적어도 이용자들이 전략이라는 것을 단 1분이라도 구상해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전투 방식을 알려주고 적응기간을 둬 순차적으로 옵션을 개방하는 방식이었다면 다른 평가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픽은 깔끔한 편이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게임인 만큼 국내 이용자들이 다수 선호하는 그래픽보다는 선호가 뚜렷하지 않은 그래픽을 사용한 것이 두드러진다. 아쉬운 점은 각 몬스터들의 화려한 스킬 이펙트 등장 모습이 드물다는 것 정도. 콘텐츠는 PVP 중심인 만큼 싱글 모드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듯 하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하며 촬영. /송가영 기자
그래픽은 깔끔한 편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게임인 만큼 국내 이용자들이 다수 선호하는 그래픽보다는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은 그래픽을 사용한 것이 두드러진다. 아쉬운 점은 각 몬스터들의 화려한 스킬 이펙트 등장 모습이 드물다는 것 정도. 콘텐츠는 PVP 중심인 만큼 싱글 모드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듯 하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을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 그래픽 ‘깔끔’, 콘텐츠 ‘부족’… 과연 ‘전략’ 게임인가

그래픽은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그래픽이었다. 이전에 리뷰했던 히어로즈워:카운트어택과 같이 글로벌 출시된 게임이다 보니 볼륨이 크고 섬세한 요소가 있는 그래픽보다는 해외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그래픽을 사용했다. 

선호와는 별개로 그래픽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3D 랜더링임에도 깨지는 곳 하나 없고 몬스터의 외형을 보다 실물처럼 느껴지도록 하는데 신경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든다. 원하는 몬스터를 메인에 배치할 수 있고 ‘로비’부터 ‘영지’, ‘연맹’ 등 메인 화면이 한 장소처럼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림자 하나에도 섬세함이 돋보인다. 

전투시 각 몬스터에게서 볼 수 있는 스킬 사용 외형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방전에서 액션감이 느껴지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장면은 한 전투에서 한 번 보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전투 콘텐츠는 △대전 모드 △도전 모드 △싱글 모드 등으로 구성돼있다. 대전 모드에서는 한 시즌의 랭킹 순위를 정하는 ‘등급전’과 ‘일반전’으로 나뉘고 도전 모드는 ‘결계전’과 ‘투기장’으로 나뉜다. 

이 4가지 콘텐츠는 모두 PVP로 홀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싱글 모드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싱글모드는 ‘점령전’과 ‘현상수배’로 나뉘는데 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등급전을 치르며 이용자의 레벨을 올려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다. PVP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인 만큼 싱글 모드의 비중이 적다는 점에 대해 솔로플레이를 즐기는 이용자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다.

BM의 경우 때에 따라 이용할 수 있겠지만 서비스 초반인 만큼 컴투스가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이용자들이 아주 작은 목표를 달성만 해도 뽑기, 몬스터 강화 등에 필요한 다양한 보상을 마련했으니 이를 살펴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당장 이번 대전에서 패배했어도 다음 대전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게임이 아니다. 대전 시작 전 덱과 전략을 충분히 구상하고 대전을 시작했음에도 이길 수 없다면 수많은 이용자들은 전략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실력이 아니라 과금으로 승부가 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콘텐츠도 아쉽다. PVP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이지만 싱글 모드 콘텐츠가 적어도 너무 적다. 이 싱글 모드 콘텐츠마저 반드시 PVP 콘텐츠를 소비해야 하는 것이 이용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퀘스트, 영지, 연맹 등 도 기본적으로 PVP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미 PVP를 치르며 지칠대로 지친 이용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이용자가 게임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등급전에서 필요한 승점과 보상 등을 얻고 어느정도의 순위를 유지하고 나면 더 이상 게임을 할 이유가 사라진다. 

서머너즈 워:백년전쟁의 이용자들은 전작인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운영과 서비스 방향, 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이름만 바꾼 게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7년여 만에 나온 서머너즈 워 차기작이지만 실시간 전략이 돋보이는 게임으로 기대했던 이용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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