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미국 현지에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와 만났다고 전했다./뉴시스(사진=황교안 페이스북 캡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미국 현지에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와 만났다고 전했다./뉴시스(사진=황교안 페이스북 캡처)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방미 정치’에 대해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한 황 전 대표는 지난 5일 7박 9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이번 미국 방문은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황 전 대표는 미국에 머무르며 한미관계, 대북정책 등과 관련된 CSIS 토론회와 세미나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주요업체 백신 1,000만개를 한미동맹 혈맹 차원에서 대한민국 측에 전달해 줄 것을 정·재계 및 각종 기관 등에 공식 요청했다”며 “특히 국민의힘 소속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부산·제주 등이라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백신 1,000만 분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황교안 전 대표가 방미 중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이 넉넉하고 한국은 그렇지 않은 상황을 비판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올린 뒤 “황 전 대표의 미국 방문은 너무나 씁쓸하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익은 완전히 뒷전인가 싶다. 대한민국의 총리까지 하신 분이 하실 행보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먼 미국 땅까지 가서 대한민국 정부를 욕하는 전직 총리를 보면서 미국의 고위 관료와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정말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정치를 하겠다는 분이라면 좀 당당히 했으면 좋겠다. 미국가서 보기 좋은 그림 만들고, 그럴싸한 명분 쌓고 하는 것은 쌍팔년도 식이다. 보기에 참 딱하다”고 꼬집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황 전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부산·제주 등이라도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부탁했다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 전 대표께서는 자중하기 바란다”며 “황 전 대표는 전직 미래통합당 대표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전직 국무총리다. 아무리 대권행보가 급했다지만, 미국까지 가서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라도 백신을 달라니요”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지역 국민만 국민인가.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디 있나”라며 “코로나로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국민 앞에서 백신까지도 편가르기 도구로 이용하는 전직 총리의 어설픈 백신 정치가 국민들을 얼마나 짜증나게 하고 있는지 깨닫기 바란다. 낯 뜨겁다. 제발 이러지 좀 말자”고 쏘아붙였다.

장 의원의 비판에 황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오로지 청와대, 정부, 여당을 독려하기 위한 수사였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저는 ‘국민 편가르기’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해명 글을 올렸다.

황 전 대표는 “장 의원님을 비롯해 이 일로 마음 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드린다”며 “다급하고 절박한 마음에서 한 절규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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