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올바이오파마가 안정성 시험 자료 조작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위탁사인 삼성제약은 공식입장을 냈다가 사과문으로 수정했다.
최근 한올바이오파마가 안정성 시험 자료 조작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위탁사인 삼성제약은 공식입장을 냈다가 사과문으로 수정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한올바이오파마가 의약품 수탁 제조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제약바이오업계에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의 신뢰를 또 다시 무너뜨렸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위탁사 중 하나인 삼성제약이 보인 ‘태세전환’은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 매출 영향 먼저 언급한 삼성제약, 부랴부랴 ‘사과’

식약처는 지난 11일 한올바이오파마가 수탁 제조 위약품의 안정성 시험 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품목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리고,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안정성 시험은 의약품의 저장방법 및 사용기간 등을 설정하기 위한 품질 관련 시험이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즉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경찰조사 결과에 따른 행정처분이다. 조사 결과 허가 또는 변경허가 시 제출된 가속 안정성 시험 자료 일부에서 허위 작성이 확인됐고, 관련 전현직 임직원이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책임을 통감하며 선량한 고객님 및 주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품질관리 책임자를 추가 확보하고 시스템을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의 신뢰를 재차 흔들리게 만든 한올바이오파마를 향한 싸늘한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바이넥스의 제조공정 임의변경 사건이 발생해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 또 다시 유사한 파문을 일으킨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위탁사 중 하나인 삼성제약은 공식 입장 태세전환으로 씁쓸함을 더했다. 

식약처가 발표가 나온 당일, 삼성제약은 당초 ‘삼성이트라코나졸 품목허가 취소 관련 삼성제약 입장’이란 제목의 공식입장을 냈다. 

여기서 삼성제약은 “해당 품목은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소량 생산 판매 품목으로, 이로 인한 매출의 지장은 전혀 없다”며 “앞으로 기타 생산품에 대해서도 더욱 철저히 관리 감독할 것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위탁사로서 관리부실에 따른 사과나 책임의식을 찾아볼 수 없는데다, 매출 영향을 가장 중요하게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삼성제약은 ‘입장’을 전면 수정했다. 제목부터 ‘사과문’으로 변경했고, “우선 환자 여러분들에게 불미스런 일로 심려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판매사로서 해당 품목 생산 과정의 관리감독을 다하지 못한 점 역시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앞으로 기타 생산품에 대해서도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내용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어 “해당 제품을 일괄 회수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이라며 “향후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앞선 공식입장에서 가장 먼저 다뤄졌던 매출 관련 내용은 사라졌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내용을 곧장 수정했고 작은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으나, 제약바이오업계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며 “철저한 관리나 책임의식보단 매출이나 주가를 먼저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제약 측은 “경황이 없는 가운데 불안해하실 분들을 위해 서둘러 입장을 발표하다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고, 이를 인지해 수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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