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3 19:33
캐딜락, 라인업 구축 마쳤지만 판매량 여전히 저조… 뭐가 문제야?
캐딜락, 라인업 구축 마쳤지만 판매량 여전히 저조… 뭐가 문제야?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05.1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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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누적 351대, 월 평균 90여대 이하… 일본차 혼다보다 저조
동급 경쟁모델 대비 높은 몸값… 차량별 트림 1~2개 한정, 선택 폭 좁아
메가 딜러사 부재 및 전시장·서비스네트워크 제한적… 중고시장 감가도 커
수입차 빅데이터 분석에서 브랜드 인지도·호감도·정보량 저조
/ 캐딜락
8,000만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는 캐딜락의 대형 SUV XT6. 국내에는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만 수입돼 판매된다. / 캐딜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날이 갈수록 수입자동차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을 내세운 독일 자동차 브랜드 3사와 안전의 대명사로 꼽히는 볼보자동차 등 주요 수입차의 입지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반면 아메리카 프리미엄을 내세운 캐딜락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일 정도다.

캐딜락은 지난 2월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T4를 한국시장에 출시하며 브랜드 라인업 구축을 마무리 지었다. 당시에는 캐딜락 XT4가 브랜드의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기대에 비해 결과는 처참하다.

올해 1∼4월 캐딜락의 한국 시장 누적 판매대수는 351대로, 월 평균 90여대 수준이다. 전년 동기(416대) 대비 판매대수는 오히려 15.6% 추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영향이라는 변명도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 미국 자동차 브랜드인 지프와 링컨 등은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자동차 브랜드인 혼다보다도 판매량이 낮다. 혼다는 지난 4개월 간 980대를 판매했다. 불매운동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일본 브랜드보다 판매가 더딘 모습이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는 △제한적인 트림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네트워크 △중고차 시장 감가율 등 크게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 캐딜락
캐딜락 중형 세단 CT4는 국내에 최상위 트림인 스포츠 모델만 도입돼 판매 중이다. / 캐딜락

먼저 캐딜락의 차량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차종에서 선택할 수 있는 트림이 1개 또는 2개로 선택의 폭이 좁다. 캐딜락이 국내에 들여오는 차량은 풀옵션에 준하는 사양의 상위트림만 존재한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타사 동급 경쟁모델 대비 출고가는 비슷하거나 소폭 저렴하면서 풍부한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 분포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네트워크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나 볼보자동차와 비교할 시 적은 편에 속한다. 실제로 국내 캐딜락 전시장은 단 12개점에 불과하며, 서비스센터도 17개소 정도다.

자동차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후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제품이다. 때문에 서비스 네트워크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지난 3월 기준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의 서비스 네트워크는 △메르세데스-벤츠 73개소 △BMW 64개소 △아우디 40개소 △볼보자동차 28개소 등이다. 서비스센터가 적으면 소비자들이 차량 정비를 받거나 소모품을 교체할 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캐딜락이 국내에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수입차 업계 딜러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메가 딜러사’의 부재를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 캐딜락
캐딜락 엔트리급 SUV XT4. 해당 모델 역시 최상위 트림인 스포츠만 국내에 도입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적이다. / 캐딜락

실제로 캐딜락 딜러사는 △DSK모터스 △A&G모터스 △MK모터스 △티에스오토 △EH모터스 △오토샹젤리제 △한영오토모빌 등 대부분 중소 딜러사로, ‘메가 딜러사’와는 거리가 멀다. 국내에서 수입차를 유통하는 메가 딜러사 중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성자동차 △효성(더클래스효성·효성토요타·효성프리미어모터스 등) △KCC오토그룹 △코오롱오토모티브 등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트너 딜러사 관계자 A씨는 “수입차 브랜드는 파트너 딜러사 중 국내에서 규모가 큰 메가 딜러사가 존재하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캐딜락은 메가 딜러사가 전혀 없고, 영세한 중소 딜러사들을 파트너로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전시장이나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가 큰 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신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캐딜락의 기함급 세단으로 국내에 출시가 됐다가 현재는 단종된 CT6의 경우, 지난해 12월 출고된 차량이 단 6개월 만에 출고가 기준 약 3,000만원이나 감가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찾는 소비자가 적고 서비스의 불편 등으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주류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거래 시세가 낮게 형성된 모습이다.

실제로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서 지난해 9월, 최근 1년(2019년 9월∼2020년 8월) 간 온라인상에서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수입차 브랜드의 관심도(정보량) 및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캐딜락은 통계에서 제외됐다.

당시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제시한 정보량 통계자료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쉐보레 △폭스바겐 △토요타 △볼보자동차 △재규어 △푸조 등 9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캐딜락이 언급되지 않은 이유로는 푸조의 정보량(9만8,170건)보다 저조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즉, 캐딜락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는 누리꾼이 적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캐딜락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트림을 세분화해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전국의 네트워크를 확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캐딜락은 최근 tvN 드라마 빈센조에 차량을 협찬(PPL)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