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약이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로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제약이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제약의 불성실한 사외이사 실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대흐름에 발맞춘 변화의 노력이 요구된다.

삼성제약은 현재 1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과거 LIG손해보험 부회장을 지낸 김우진 사외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김우진 사외이사는 2017년 처음 선임됐으며 지난해 3월 재선임돼 오는 2023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문제는 김우진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제약은 올해 1분기 총 11회차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김우진 사외이사는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올해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총 26회차 개최된 이사회 중 9회차만 참석했다. 이사회 출석률은 35%다. 2019년엔 8%(25회차 중 2회차 참석), 2018년엔 14.3%(21회차 중 3회차 참석), 2017년엔 10%(20회차 중 2회차 참석)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우진 사외이사는 매년 2,500만원, 4년간 총 1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고 일반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출석하는 것은 사외이사의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다.

이에 국민연금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않을 경우 재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매년 주요 상장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할 경우 성실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를 권고한다.

삼성제약의 이 같은 실태는 시대흐름을 거스르는 것이기도 하다. 사외이사 제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다. IMF가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제도를 권고했다. 

하지만 사외이사 이후 제도는 오랜 세월 유명무실한 상태로 방치됐다. 최대주주 및 경영진과 가까운 인물이 사외이사 자리에 앉는 것은 물론, 전관예우에 활용되기도 했다. 장기간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견제 및 감시 능력을 상실한 사외이사도 많았다. 

그런데 이러한 실태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면서 최근엔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이제는 소위 ‘장수 사외이사’의 존재가 규정 상 불가능해졌으며,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시사위크>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이유 및 이와 관련된 입장을 물었으나 삼성제약 측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