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올해 초 ‘새판 짜기’를 언급하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이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올해 초 ‘새판 짜기’를 언급하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이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김 전 부총리 거취 문제를 두고 또 다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주요 선거 때마다 여야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다. 지난 21대 총선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여야 모두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김 전 부총리가 경제부총리 재임 시절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갈등을 빚은 사실 등을 거론하며 여당보다는 야당과 색깔이 맞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그가 정치를 한다면 민주당에서 하는 것이 맞다며 반박을 가해왔다.

대선을 앞두고 이 같은 신경전이 재현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동연 전 부총리의 야권행을 가정한 대선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원유철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대선 승리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범야권 후보들의 단계적 단일화를 거쳐 후보를 선출하는 삼투압 경선 로드맵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단계 경선 대상으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2단계 대상으로 김동연 전 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지목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보도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가 움직이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어젠다를 들고 나오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김 전 부총리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이번 대선에) 나올 수 있다”며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설계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김 전 부총리의 야권행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다. 이광재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에 “김동연 전 부총리하고는 교감을 하고 있다”며 “김동연 전 부총리 스스로도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라고 말씀을 하셨고 저한테 말씀하실 때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신의가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이번에는 김동연 전 부총리를 야권의 대선후보로 띄운다고 한다”며 “김 전 부총리에 대한 평가와 기대에는 동의합니다만, 김 전 위원장의 정략에 흔들리는 무게 없는 분이 아니며, 야권의 불쏘시개로 쓰일 한가한 분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른 한 사람과는 달리 김 전 부총리는 신의가 있는 사람”이라며 “김동연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으로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동연 전 부총리가 지난 1월 정치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거절하며 ‘새 판 짜기’를 언급하면서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한두 명 정도의 새 피 수혈이 아니라 세력 교체에 준하는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우리 정치가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는 우리 정치에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更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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