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성과 협력 당부… 야당은 ‘정책 전환’ 요구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참석해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이날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참석해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이날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여야5당 대표와 만났다.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대책 시행에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국정 현안을 범야권과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등은 문 대통령 면전에서 민생 문제 해결 등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 한미정상회담 성과 공유와 ‘소통’ 목적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여영국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과 함께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약 2시간 정도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지난해 2월 28일 코로나19 대응 협력을 위해 국회 사랑재에서 간담회를 한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야 5당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상회담 성과로 △한미동맹 발전 △경제·기술·백신·보건·기후변화 등 협력 확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공감대 마련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며 회담의 성과를 잘 살려 나갈 수 있도록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취임 이후부터 정상외교 성과를 공유해오던 관례에 따라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했고, 각 당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마련됐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간담회가 관례적인 성격 외에 다른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만난 것은 1년 3개월 만이며, 여당이 참패한 4·7 재보궐선거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여야 정치권과 소통하고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을 강조해온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여야정의 만남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 야당, 민생 해결 요구

하지만 야당 대표들은 문 대통령에게 한미정상회담 성과 뿐 아니라 민생문제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한미정상회담 결과에서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협치와 소통을 강조하고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협력을 위해 문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었지만, 무색해진 셈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권한대행은 코로나19 손실보상 소급 적용 여부, 가상화폐 대책, 북한인권대사 임명, 부동산 정책 전환, 인사라인 교체, 탈원전 정책 중단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백신 유급휴가, 한미 백신 스와프 체결, 한미연합훈련 재개 등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다양한 백신 확보가 여전히 더디다”며 “국민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지 계획표를 보여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범정부 차원의 중대재해근절 TF(태스크포스) 설치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8월 한미연합훈련 취소·연기를 제안했다. 안철수 대표는 한미일 협력 강화를 포함한 외교 정책 관련 입장과 코로나 백신(RNA 방식)의 원천 기술 확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야권 대표들이 정책 전환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 문 대통령은 거의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권한대행이 언급한) 손실보상법 관련해서는 국회가 먼저 합의된 단일안을 갖고 와야 할 문제라 (대통령이 먼저) 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여 대표가 제안한 한미연합훈련 연기에 대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대규모 군사 훈련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