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1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1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재정 분야의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로 2004년부터 매년 개최돼 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1~2015년 중기 재정 운용 방향과 2022년 예산 편성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간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했던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는 어느 강도로 유지할지 주목된다.

◇ 문재인 대통령 “재정이 경제의 균형추 돼야”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완전한 경제회복, 든든한 국가재정’을 주제로 중기 재정방향과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제 발제를 하고, 참석자들이 두 가지 토론 과제인 ‘완전한 경제 회복을 위한 투자 방향’과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투자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재정이 경제의 균형추가 되어 부족한 가계와 기업의 활력을 보완하고 계층간, 부분간 양극화를 바로잡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최근 위기 대응과정에서 국가 채무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증가 폭이 낮고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라면서 “확장 재정을 요구하는 의견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한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약 계층 일자리 지원,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 생계급여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 등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야 한다”며 “재정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속도와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같은 선진국들도 디지털 그린 경제 전환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뒤질 수 없다”고 밝혔다.

◇ 내년에도 확장 재정기조 유지 방침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부터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해왔다. 문 대통령의 이날 모두발언은 임기말 선도형 경제로 도약하고, 일자리·내수 등 민생 활력 제고와 경제회복 등을 위해서라도 확장 재정 기조는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준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올해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동시에 방역 상황과 경제여건 변화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도 언급했다.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리는 데에 재정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낸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가채무비율이 48.2%(올해 연말 기준)까지 확대될 전망이어서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재정 지출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정부는 점진적으로 재정지출 증가율을 줄여 2025년부터 재정준칙을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재정 건전성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권의 재정 확대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여야 주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현금 공약’을 내걸고 있는데, 이들의 공약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면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또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손실보상제 소급 적용, 코로나19 이후 전 국민 위로금 지급 등도 내년 예산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