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경기 일산시 킨텍스에서 열린 K펫페어를 방문해 반려견을 쓰다듬고 있다. 최근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뉴시스(사진=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제공)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경기 일산시 킨텍스에서 열린 K펫페어를 방문해 반려견을 쓰다듬고 있다. 최근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뉴시스(사진=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제공)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권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서서히 바람을 타기 시작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4월 총리직에서 내려온 이후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했지만 뜻대로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민이 깊었다.

정 전 총리 입장에서는 당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지는 못하더라도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적어도 지역 기반이 겹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비슷한 수준까지는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경선에서 의미 있는 경쟁을 펼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이재명 지사는 대체적으로 2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이낙연 전 대표는 10%대 안팎, 정 전 총리 5% 미만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정 전 총리의 지지율에 조금씩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정 전 총리가 대권 지지율 조사에서 처음으로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0% 포인트)에서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5.4%로 집계됐다.

특히 정 전 총리(10.2%)는 호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낙연 전 대표(9.9%)를 앞질렀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는 그동안 호남에서 전남 출신인 이 전 대표에게 뒤졌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전 총리는 최근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지지율이) 신경이야 당연히 쓰인다. 그러나 거기에 연연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간다”면서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고 국민과 함께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면 알아주시겠지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정세균 지지율 상승의 동력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던 정 전 총리가 연일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최근 정 전 총리는 SNS를 통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정치를 시작하기 전 먼저 가족과 관련된 부인의 비리 의혹과 장모의 사기 의혹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또 여당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정세균TV'에서 “민주당의 당론이 될 수 없다”고 저격했다. 그는 회고록을 출간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리다”며 친문 표심을 공략했다.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총리직을 벗고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대중들에게 ‘대권 후보’로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큰 폭의 지지율 상승을 노린다면 ‘정세균식’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3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총리 재임 기간에는 대권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없었는데 총리직에서 내려온 이후 꾸준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대권 행보를 하니까 호남에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게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한 톤의 발언을 내놓고 강한 이미지를 보인다고 해서 지지율이 오른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정세균의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그것이 국민의 실생활과 어떻게 연계되고, 자신만의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지지율이 더 올라가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총리가 당내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향후 지지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YTN에서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5%를 돌파한 것과 관련 “대선이 임박하게 되면 아무래도 유력 대선주자들 중심으로 해서 지지층이 일단 결집을 한다. 그런 현상의 일부다, 이렇게 봐야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세균 전 총리가 당내에 일정한 조직 기반이 있는 것에 비해서는 아직까지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덜 나오는 편이다”며 “본격적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고 또 지역 투어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은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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