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망사고가 발생한 쌍용씨앤비가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화물연대본부
지난달 사망사고가 발생한 쌍용씨앤비가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화물연대본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총체적 난국’을 드러낸 쌍용씨앤비(쌍용C&B)의 박세훈 대표이사가 뒤늦게 사과에 나섰다. 적극적인 재발방지 대책도 함께 마련된 가운데, 화물노동자의 고질적 안전문제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쌍용씨앤비 공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26일이다. 50대 화물기사 A씨가 적재물 하차를 위해 컨테이너 문을 여는 과정에서 떨어진 파지더미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끝내 숨졌다.

이번 사고는 근본적인 원인에서부터 사후조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난국’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화물기사에게 부당하게 업무가 전가된 것이 근본원인이었고, 사고 직후에도 같은 방식의 작업이 그대로 재개됐다. 또한 쌍용씨앤비는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화물연대본부는 공장의 출입을 봉쇄한 채 집회를 이어갔고,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그러자 쌍용씨앤비는 지난 3일 화물연대본부 및 유가족과 합의문을 체결하고 공식 사과에 나섰다. 화물기사가 숨진 지 일주일여 만에 결국 고개를 숙인 것이다.

박세훈 쌍용씨앤비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인명사고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며 전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됐을 사고로 씻을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받으신 유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아울러 화물연대본부와 협력사 임직원분들께도 큰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리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관리 강화 및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박세훈 대표는 “사업장 내 모든 작업의 최우선 순위를 건강과 안전에 두고 작업하는 모든 분들이 마음 편히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안전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철저히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또한 유사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별도 인력을 충원하고, 도크 개선 공사도 최우선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화물연대본부 역시 쌍용씨앤비와의 합의문 체결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쌍용씨앤비는 향후 화물기사들에게 상하차 관련 업무를 전가하지 않고 이를 담당할 별도 인력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도크의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각종 안전설비 및 안전수칙 안내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전관리 강화와 관련해 화물연대본부의 의견을 청취하고 적극 협조한다는 것도 합의문에 명시됐다. 

강동헌 화물연대본부 전략조직국장은 “다른 현장에서도 화물기사에게 상하차업무 전가를 중단하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쌍용씨앤비가 약속한 것을 잘 이행하는지 면밀히 살피는 한편, 화물노동자들이 더욱 안전한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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