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기술이 발전하면서 광고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애드테크(ADtech)’ 기술의 도입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광고를 쏟아내는데 한몫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현대사회의 시장은 곧, ‘광고(AD)’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광고학회에 개제된 논문인 ‘소비자 개인별 일일 광고 노출량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개인에게 노출되는 광고는 하루 평균 193.1개 정도라고 하니, 그 양이 어마어마한 양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은 광고시장에도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을 통해 광고를 송출할 수 있게 되면서 광고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가 원하는 광고를 보여줄게”… 디지털 광고 시장 급성장

IT기술 기반의 디지털 시대에 이른 현재 광고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는 광고 방식은 ‘애드테크(ADtech)’다. 애드테크란 광고를 의미하는 애드(AD)’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를 합친 말이다. 디지털, 모바일,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적용한 광고 기법을 뜻한다.

애드테크가 많은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검색하는 관심 분야를 빅데이터로 정리한 후, 이 방대한 양의 정보를 AI가 분석해 소비자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광고를 실시간으로 보내게 된다. 광고 역시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제작 및 배포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특히 애드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광고는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그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광고 시장의 침체를 가져왔으나, 스마트폰·PC 등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인 것이다.

애드테크를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대표주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다. 한화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56%에서 2015년 72%로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 정보 분석업체인 마그나 글로벌(Magna Global)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로 글로벌 광고 시장 규모는 4.2% 감소한 5,690억달러(한화 636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디지털 미디어 형식의 광고 시장의 규모는 8% 증가한 3,360억달러(375조 5,808억원)으로 전체 광고 거래량의 59%를 차지할만큼 성장했다.

애드테크를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광고시장에서의 지배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이 발표한 ‘애드테크, 이제 광고도 기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56%에서 2015년 72%로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광고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것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수의 인수합병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타겟팅 광고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 두 가지 전략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며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안보고 싶으면 돈을 내라”… 빈부격차 커지는 ‘IT 광고 세상’

문제는 디지털 광고로 인한 마케팅 효과가 높은 만큼 ,글로벌 IT기업들이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광고를 삽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로도와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유튜브 등 OTT에서 영상 시작이나 중간에 등장하는 광고들이다. 글로벌 OTT플랫폼의 유튜브가 대표적 예다. 일반적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할 경우, 사용자들은 보통 5~15초 정도의 광고를 보거나 건너뛰기를 눌러야 한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동영상을 집중해서 보다가 갑자기 등장하는 광고에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모바일 리서치 회사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동영상 시청 트렌드 리포트 2019’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중간 광고가 등장할 경우 이용자의 83%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또한 전체 또는 부분 건너뛰기를 하는 이용자는 85%에 달했다.

디지털 광고량이 증가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제적 빈부격차’가 증가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용자가 광고가 없는 쾌적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경우엔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는 월 1만원대의 고급 패키지 서비스를 구매해야만 광고가 없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단순한 불편함뿐만 아니라 디지털 광고량이 증가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제적 빈부격차’가 증가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용자가 광고가 없는 쾌적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의 경우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선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는 월 1만원대의 고급 패키지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

여기에 유튜브 모회사인 구글은 1일 유튜브 영상에 붙는 광고량을 대폭 늘린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최근 1년간 4,000시간 이상 시청 △구독자 1,000명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춘 채널에 대해서만 적용됐던 광고를 구독자 1명인 채널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이용자들은 결국 ‘광고 시청’을 서비스 이용 요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제 광고는 가난한 사람들과 기술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이 지불해야 하는 ‘세금(Tax)’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당신은 넷플릭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광고를 피하기 위해 1년에 156달러, 30년 동안 4,680달러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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