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풍파를 겪었던 쏘카와 타다가 재기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거센 풍파를 겪었던 쏘카와 타다가 재기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혜성처럼 등장해 시장을 개척했지만, 핵심 서비스를 종료하는 풍파를 겪기도 했던 쏘카와 타다가 재기를 위해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기세등등했던 성장세가 다소 꺾이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풀어나가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은 모습이다. 

◇ ‘타다 베이직’과 함께 무너진 비전

쏘카와 타다는 각각 카셰어링 시장과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며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등장 자체가 큰 주목을 끌었고,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짧은 시간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각각 카셰어링과 모빌리티를 상징하는 존재로 각인되며 대명사처럼 자리 잡기까지 했다.

하지만 거친 풍파도 겪었다. 2018년 10월 서비스 시작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던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 및 불법 논란에 부딪힌 것이다. 이로 인해 택시기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쏘카와 타다 및 경영진이 기소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어 닥쳤다. 이후 소위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결국 지난해 4월 종료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쏘카와 타다 모두에게 중대한 타격이었다. ‘타다 베이직’은 모회사인 쏘카의 차량과 자회사인 타다의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타다 베이직’이 외부적 요인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타다는 사업의 핵심근간을 잃었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운전기사 해고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쏘카는 역시 ‘타다 베이직’ 서비스에 투입됐던 승합차를 대거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뿐만 아니다. 사업전반을 이끌어온 이재웅 전 대표가 전격 물러나고, 타다의 독립 추진이 전면 철회되는 등 쏘카와 타다는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당초 구상했던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비전도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박재욱 현 쏘카 대표(왼쪽)와 이재웅 전 대표. 두 사람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의 불법 여부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박재욱 현 쏘카 대표(왼쪽)와 이재웅 전 대표. 두 사람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의 불법 여부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 재기 시동 건 유니콘 기업… 다시 비상할까

이처럼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종료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한동안 뒷수습에 집중했던 쏘카와 타다는 최근 재기를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타다는 지난해 하반기 가맹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서비스인 ‘타다 대리’를 론칭했다. 이는 ‘타다 베이직’이 합법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주장했던 쏘카와 타다가 끝내 정부 차원에서 수립한 모빌리티 정책 울타리에 합류해 택시업계와 손을 잡은 것으로 그 의미가 컸다.

이후 타다는 ‘타다 라이트’ 서비스 지역 및 운행 차량을 확대하는 한편, 고급택시 서비스인 ‘타다 플러스’도 런칭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타다 라이트는 서울·부산·성남 등의 지역에서 1,300대가 운행되고 있고, ’타다 플러스‘는 270대가 운행 중이다. 타다는 지난 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타다 라이트‘ 개인택시 가맹주 모집에 나서는 등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다 대리‘도 서울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 15분 내에 도착하는 ’바로 대리‘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입지 구축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쏘카 역시 분주하다. ‘타다 베이직’에 투입된 승합차 처분을 계기로 온라인 중고차 플래폼 ‘캐스팅’을 론칭하며 사업영역을 넓혔고, 차박 캠핑용 차량을 선보이는 등 본연의 카셰어링 서비스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총 7,500대의 신차를 투입해 운영 규모를 1만8,000여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3,500여대의 신차가 투입됐으며 이달부터 4,000여대의 신차가 추가 투입된다. 기존에 인기가 높은 경차, 준중형차, 중형 세단 뿐 아니라 SUV, 준대형 세단을 2배 가까이 확대하는 등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이처럼 재기를 위해 분주한 쏘카와 타다 앞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들도 남아있다. 

우선,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로 성장세가 꺾인 타다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마주하고 있다.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긴 했으나 타다가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한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그 과실은 경쟁사들에게 넘어갔고, 타다는 오히려 후발주자 입장이 된 상태다. 거대 모빌리티 경쟁사가 등장하고, 공세 또한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타다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기민한 전략이 요구된다.

업계 1위의 입지가 여전히 탄탄한 쏘카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동안 가파르게 성장해온 카셰어링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문제점도 쌓여왔다. 안전 및 관리 문제, 서비스 품질 문제 등이 그것이다. 카셰어링 차량이 도로 위에서 기피 대상이 된지 오래고, 안타까운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차량 관리, 수리비 관련 논란 또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이는 단순히 서비스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카셰어링 문화 정착의 문제라는 점에서 쏘카의 책임이 더욱 무겁다.

‘진짜 카셰어링’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현재 카셰어링 시장은 전통적인 렌터카 시장 제도 하에 놓여있다. 차량을 대여한 차고지에 반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막고,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쏘카와 타다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바 있다. 또한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등장해 거친 풍파를 겪었던 쏘카와 타다가 다시 날개를 달고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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