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 신경전 점차 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막말′ ′저열′ 등 감정이 섞인 말들까지 쏟아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경선 내내 날을 세웠던 이들은 지난 7일 TV토론회에서도 ‘막말’ ‘저열’ 등의 단어를 쏟아 내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포문은 나 후보가 열었다. 그는 전날 TV조선이 주관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거침없는 언변이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그런 부분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씀이 거칠다”고 말했다. 그간 이 후보가 언급했던 ‘탐욕 심판’ ‘찌라지’ ‘망상’ ‘소 값’ 발언 등을 열거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나 후보는 “정치 패널로서, 시사평론가로서는 굉장히 국민들에게 시원하게 해주는 사이다 발언이 있지만, 당 대표로서는 당을 이끌어가는 데 화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것을 당 대표 자리에서 말씀하실 경우 엄청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의 공격에 이 후보는 ‘막말 프레임’을 덧씌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준석이 방송 10년 하면서 막말 프레임에 걸려들었으면 몇 번이나 걸려들었을 것”이라며 “종편 1세대 패널로 아직까지 방송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가장 막말에서 안전한 사람이 저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윤석열 배제’와 관련해서도 감정을 붉혔다. 앞서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 후보는 즉각 나 후보의 ‘망상’이라는 취지로 비판했고, 나 후보는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례가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망상이라는 표현에 대해 격분하셨다고 하는데, 그러니 여야 대립구도 속에서 상대 도발에 걸려 들어가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평정심을 가지시고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 얼마나 저열한 정치인지 지적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나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망상 표현에 마음이 상하신 것처럼 표현했는데, 나 후보가 정치 초년생 시절 대변인으로서 당의 입장을 대변해 말씀하실 때 논평 곳곳에 망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며 “당의 이름을 걸고 막말한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나 후보가 “이 후보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논란이 되면 대답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말꼬투리를 잡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이 후보는 “저한테 말꼬투리를 잡는다 하셨는데, 망상이라는 표현에 불쾌해하시면서 기사를 내신 건 나 후보이기에 저는 재반박한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그러자 나 후보는 “아무리 당내 경선이라 해도 서로 지켜야 할 품위, 예의가 있는 거 같다”며 “앞으로 정치를 하시고 어떤 자리에 가면 그 자리에 맞는 언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설전이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모양새에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권에 도전한 홍문표 후보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물과 정책을 평가해야 되는 건데 그거는 온데간데없고 인신공격하고 닭싸움하고 패거리 싸움하고 이게 우리의 자화상”이라며 “후보로 나온 입장에서 참 부끄럽고 창피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후유증이 개인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경선 기간에는 어느 정도 공격하고 방어하는 게 정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아슬아슬한 경계를 왔다 갔다 해야 흥행에 성공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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