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CDC, 얀센 백신 ‘혈전증 부작용 우려’ 4월 사용중단 권고… 미국인 접종 기피
미국인, 얀센 백신 접종 기피… 유효기간 3개월, 폐기 임박 재고 韓 공급 논란

/ 뉴시스
미국 정부가 한국에 공급한 얀센 코로나19 백신. 붉은색 원 내에 얀센 백신의 유효기간이 ‘07.04’라고 표기돼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미정상회담 후 미국 정부가 한국에 공급을 약속한 존슨앤존슨 계열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유효기간이 이번달 23일까지, 단 2주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폐기처분이 임박한 얀센 백신을 한국에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국내 보건당국 및 전문가들은 유효기간 내 접종을 하는 경우에는 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현지시각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달 내 유효기간이 도래하는 얀센 백신 재고가 수백만 회 분량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재고 처리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WSJ은 얀센이 미국 정부에 제조·공급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2,140만회 분량이지만, 실제 사용된 것은 절반을 갓 넘기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약 1,000만회 분량이 재고로 남은 셈이다.

얀센 백신 재고가 급증한 이유는 혈전증 발생 부작용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13일, 얀센 백신에 대해 혈전증 발생 우려를 지적하면서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CDC는 열흘 만에 사용 중단 권고를 해제하고 사용 재개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얀센 백신 라벨에 ‘백신이 혈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얀센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결국 접종 예약이 무더기로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CDC에서 사용중단 권고가 내려진 얀센 백신 접종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얀센 백신의 유효기간은 권장보관 온도 2∼8도를 지킬 시 3개월 정도다. 지난 4월 중순 CDC와 FDA의 접종 중단 권고 후 얀센 백신 물량이 소비되지 않으면서 6월초까지 재고로 쌓이게 된 것이다. 해당 백신들은 대부분이 지난 3월말부터 4월초에 제조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해동 후 냉장보관 시 해당 백신의 유효기간은 6월말 또는 7월초까지인 셈이다.

실제로 미국으로부터 공급받은 얀센 백신의 유효기간은 6월 23일까지인 것과 7월 4일까지인 제품 등이 존재한다. 결국 미국이 한국에 보내온 얀센 백신은 유효기간이 짧게는 2주, 길어야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이에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 사이에서 기피현상을 보이는 얀센 백신 재고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동맹국인 한국에 백신을 공급해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 역시 사실상 미국에서 폐기 예정인 재고 물품의 얀센 백신을 받아오고 외교 성과로 포장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지난 5월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미국 정부의 이번 백신 공여는) 국제적 관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으로 미국이 한미동맹의 가치를 인정해 우리나라를 특별히 배려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백신의 안전성 및 효능에 대해 한국 당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지난 5월 30일 관계부처에서 합동 배포한 자료를 통해 해당 백신의 유효기간이 6월말부터 7월초까지이고, 6월 중 신속하게 접종 완료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미국 정부에서 제공한 얀센 백신 101만회분은 현재 미국에서 사용 중인 백신을 가져온 것이고, 백신의 경우는 콜드체인 유지되는 상황에서 안전성 문제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도입 백신의 경우, 제조일로부터 2개월 경과한 시점에 유통을 통해 국내에 도입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얀센 백신은 앞서 4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즉시 접종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 정부로부터 공급받는 얀센 백신은 오는 10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등 2회 접종을 필요로 하는 타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해도 된다는 장점이 존재해 편의성 측면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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