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혁신적인 사업 확장과 젊은 이미지,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선도하며 ‘꿈의 직장’으로 불린 네이버와 카카오의 민낯이 드러났다. 선망의 시선 속 성장 페달을 밟으며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그 속은 곪을 대로 곪았다.

최근 국내 IT 업계를 뒤흔든 일이 벌어졌다. 네이버의 한 직원이 과도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직장 상사와의 갈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과도한 업무,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에 따른 스트레스를 동료 등에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고인이 직장내 괴롭힘 문제 등을 제기했지만 네이버가 이를 묵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 52시간의 법정 근로시간도 꼼수를 동원해 기피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에 나선다.

카카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이 지난 4월 카카오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 △일부 직원의 주 52시간 이상 근무 △임산부 시간 외 근무 △연장근무시간 미기록 △퇴직자 연장근무 수당 지급 지연 등 위반 사항이 적발됐으며 성희롱 교육의무, 최저임금 주지의무 등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번 논란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비약적인 성장을 함께 만들어온 직원들이 부당한 업무 구조속에서 나가떨어져왔고, 회사는 그저 방관했다는 비판을 뼈 아프게 받아들어야 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 추락이 걱정돼 상황이 무난히 지나가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기업간 신뢰가 붕괴된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에 앞장서고 지금까지 불거진 모든 문제들을 드러내놓고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비약적인 성장을 위해 거침없이 움직였고 이 모든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봐왔다. 내부의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성장에 목매는 모습만 비춰지는 것은 기업과 소비자간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어긋나기 시작한 원칙과 신뢰를 외면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라설 수는 없다. 하루빨리 고립된 시야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