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9 01:17
사망사고 늪에 빠진 현대중공업, 꽃길만 걷는 정기선
사망사고 늪에 빠진 현대중공업, 꽃길만 걷는 정기선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1.06.15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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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초고속승진과 함께 후계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초고속승진과 함께 후계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선업황 회복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의 각종 현안으로 분주한 현대중공업그룹이 또 다시 사망사고 늪에 빠졌다. 앞서 2년간 연거푸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 등 18명이 재판에 부쳐진 것이다. 반면, ‘후계자’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은 빛나는 업적 쌓기에만 치중하며 ‘꽃길’만 걷고 있어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 등 불구속 기소

울산지방검찰청은 지난 14일, 현대중공업 법인 및 한영석 대표이사 등 관계자 10명과 하청업체 대표 및 현장소장 등 7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들 중 16명은 불구속 기소됐고, 2명은 약식기소됐다.

이들의 혐의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불과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5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질식, 협착, 추락 등 사고유형이 다양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같은 유형의 사망사고 2건이 일주일 새 반복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에 따른 고용노동부의 정기·특별 안전점검에서 총 635건이 적발됐다. 

대대적인 기소로 이어진 현대중공업의 산재 사망사고 잔혹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에선 지난 10년간 4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특히 2016년엔 일주일 새 3명이 사망하는 등 1년 새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올해 역시 2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이번에 기소로 이어진 사망사고 이후에도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등 산재 근절 및 안전 확립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는 점이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떠들썩하게 대책을 마련하지만, 이내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각종 안전 문제가 드러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업적 쌓기만 분주한 정기선

이처럼 현대중공업이 산재 사망사고 잔혹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후계자’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의 행보 또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한 정기선 부사장은 2014년 상무, 2015년 전무 직함을 단데 이어 2017년 부사장으로 초고속승진하며 후계자 행보를 걸어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대부분 대규모 수주 또는 미래사업 관련 성과 등 ‘좋은 소식’에만 얼굴을 비춰왔다. 

물론 정기선 부사장의 이러한 행보는 후계자이자 차기 그룹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앞서 살펴본 산재 사망사고 문제나 노사갈등 등 ‘나쁜 소식’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행보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잘못과 책임은 외면한 채 업적 쌓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기선 부사장은 그동안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조차 밝힌 적이 없다. 회사와 구성원들은 사망사고 잔혹사에 빠져있는 반면, 정기선 부사장은 홀로 꽃길만 걷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기선 부사장이 언제까지나 이러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르면, 각종 잘못과 책임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정기선 부사장의 ‘대관식’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만큼, 그 시기 또한 임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노동계 관계자는 “산재 사망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진짜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기업들이 보여주기식 안전 대책에 그치지 않고 안전한 일터를 확립하도록 하는데 있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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