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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의 끝을 아십니까
이것의 끝을 아십니까 ⑥양파망
단골 식자재가 남기는 흔적 ‘양파망’, 그 끝을 아십니까?
2021. 06. 17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인간 역시 이 같은 진리를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숨이 다한 인간은 이내 흙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각종 물건들은 어떨까.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물건들이지만, 우리는 그 끝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아주 잠깐, 너무나 쉽게 사용한 물건들 중 상당수가 인간보다 더 오래 지구에 머문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인간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무수히 많은 물건들, 그것들의 끝을 따라가 본다. [편집자주]

우리의 단골 식자재 중 하나인 양파는 양파망이란 쓰레기를 남긴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우리의 단골 식자재 중 하나인 양파는 양파망이란 쓰레기를 남긴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양파는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식재료다. 한식을 비롯해 동서양 음식에 널리 활용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양파는 각종 찌개와 국, 반찬에 가장 기본으로 들어가고, 짜장면·짬뽕 등 중식에도 많이 사용된다. 삼겹살 등 고기류와 곁들여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피자·파스타·햄버거·샌드위치 등 서양에서 건너온 각종 음식에도 양파는 필수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연간 양파 소비량은 약 30kg으로 전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0kg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상당한 규모임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 국민 대부분이 거의 매일 양파를 섭취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이 같은 양파를 섭취하는데 있어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가 있다. 양파껍질? 아니다. 바로 양파를 포장하는 빨간 ‘양파망‘이다. 비닐에 포장되거나 낱개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양파는 대부분 양파망에 포장돼 판매된다. 원형인 양파를 보관 및 이동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연간 양파 소비량이 약 30kg에 달하는 것에 비춰보면, 양파망 쓰레기 역시 상당히 발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양파망 쓰레기를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무심코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양파망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들어진다. HDPE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소재다. 이에 주로 일회용 쇼핑백이나 완구 등의 소재로 사용되며, 플라스틱 우유통의 소재로도 쓰인다. 또한 양파망을 묶는 노끈 등의 부속물도 마찬가지로 비닐 소재다.

따라서 양파망은 비닐로 분리배출 해야 한다. 일반쓰레기로 배출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낳을 수 있다. 소각 시에는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매립 시에는 오랜 세월 썩지 않는다. 미세 플라스틱이 돼 인간을 위협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처럼 양파 소비량은 상당한 수준인 반면, 양파망을 분리배출 해야 한다는 사실은 널리 인지되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양파망 쓰레기에 대한 문제인식조차 제대로 형성돼있지 않고, 대안 및 대책 또한 다른 쓰레기에 비해 전무하다.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비닐 등의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반면, 양파망은 별다른 논란조차 없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방법은 찾기 마련이고 찾아야 한다. 우선, 당장 시급한 것은 양파망 쓰레기의 분리배출을 보다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양파망 쓰레기의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시작돼야 한다. 사실, 이 역시 고정관념을 깨고 인식의 전환만 이뤄진다면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가장 간단한 해법은 양파를 낱개로 판매하며 별도의 포장 없이 장바구니 등에 담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양파망 단위의 판매로 인해 필요한 양 이상의 양파를 구매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