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둘러싼 신경전이 첨예하다. 당명 변경을 두고 한차례 신경전을 펼친 데 이어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골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앞두고 신경전이 첨예해지고 있다. 당명 변경을 두고 한차례 신경전을 펼친 데 이어,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합당 논의 불발'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29명의 지역위원장을 선정했다. 서울‧경기 각 6명, 인천‧광주 각 3명, 대구‧부산‧충북 각 2명, 대전‧충남‧전북‧전남‧경남 각 1명 등이다. 국민의당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 자질, 청년 정치인, 중도실용 정치에 대한 이해, 전문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번 1차 선발 외 추가 심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이번 임명이 양당 합당과는 무관하게 조직 강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독자적 조직강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국민의당은 지분 요구를 않겠다고 밝힌 만큼, 통합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을 오늘 최고위에서도 거듭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양당 통합 상황을 감안해 안철수 대표와 현역의원 3명은 지역위원장 심사에서 배제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의 지역위원장 임명 강행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그간 국민의당의 지역위원장 임명에 대해 ‘알박기’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국민의당이 이 앞서 지역위원장 임명을 보류했을 때는 ‘환영’의 뜻을 내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당명 변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양당에 악재가 겹친 꼴이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합당이라면 당명 변경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터무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당이 서로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이같은 악재가 분위기를 급랭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당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위원장 임명은) 사전에 들은 바가 없는 얘기”라며 “요즘 국민의당 쪽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반면,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TBS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에 출연해 “원칙 있는 합당의 정신으로 당명 변경에 대해 생각하고, 또 가치를 두고 있다”며 “모르쇠만 하거나 아니면 변경할 수 없다는 단순한 반응을 보이지 말고 왜 국민의당이 이 당명 변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취지에서 요구하는지 설명을 듣고 그 정신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 방법을 모색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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