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커머스사업 전략 향방에 이목에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롯데온, 그래픽=이미정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커머스사업 전략 향방에 이목에 쏠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외형 확장을 꾀하고자 했지만, 당장은 여의치 않게 됐다.  

◇ 물 건너 간 ‘이베이 인수’…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확장 전략 수정 불가피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유통공룡인 롯데그룹과 신세계의 맞대결로 관심이 집중된 이번 인수전에선 신세계의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롯데쇼핑과 함께 신세계그룹 이마트 2곳이 참여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는데, 롯데쇼핑보다 더 많은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네이버 연합이 4조원대를 써낸 반면, 롯데쇼핑은 3조원 초반 선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이베이 본사는 높은 입찰가를 써낸 후보와 최종 인수가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이로써 롯데쇼핑의 향후 이커머스 사업 전략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롯데온을 런칭하면서 이커머스 사업에 공격적인 확장을 꾀해왔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7개 롯데 계열사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쇼핑 플랫폼이다. 

하지만 롯데온은 시장의 기대치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가량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비대면 소비가 급증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였다. 지난해 기준,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이커머스 시장 전통 강자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G마켓·옥션·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업계 3위권 사업자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에 인수에 의지를 보여 왔지만, 막판에 높은 인수가와 사업적 시너지, 향후 투자비용을 놓고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몸값이 최대 5조원까지 거론되던 매물이다. 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자칫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결국 보수적인 인수가를 책정하면서 롯데쇼핑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승자의 저주’ 우려에선 벗어나게 됐지만, 이커머스 확장 전략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신세계와 네이버 연합군이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게 되면, 이커머스 시장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된다. 신세계 ‘SSG닷컴’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현재 3% 수준이다. 하지만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을 경우, 단숨에 업계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이 경우, 이커머스 업계는 네이버-신세계-쿠팡으로 이어지는 ‘3강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도 롯데온의 시장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질 수 있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디지털 혁신과 계열사 시너지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한다. 아울러 M&A 매물 추가 물색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배달앱 요기요 인수전에 깜짝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장인 나영호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겁게 됐다.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인 그는 지난 4월 롯데온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새로운 혁신전략으로 롯데온의 성장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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