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6 10:09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만남의 명소… 반디앤루니스는 왜 무너졌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만남의 명소… 반디앤루니스는 왜 무너졌나
  • 송대성 기자
  • 승인 2021.06.18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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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고의 부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반디앤루니스'가 문을 닫았다. /목동=송대성 기자
서울문고의 부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반디앤루니스'가 문을 닫았다. /목동=송대성 기자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반디앤루니스 앞에서 만나자.’

서울 삼성 코엑스와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위치해 만남의 장소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반디앤루니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출판계에 따르면 반디앤루니스라는 브랜드로 서점을 운영해온 서울문고가 15일 만기인 어음을 갚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서울문고가 막지 못한 어음은 1억6,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988년 설립된 서울문고는 교보문고, 영풍문고에 이어 오프라인 서점 3위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이번 부도로 인해 직영점(목동, 롯데스타시티, 신세계 강남, 여의도 신영증권, 고덕역)이 모두 운영을 중단했다. 가맹점인 문래, 미사역, 당진, 대구강북점 등은 현재 영업 중이지만 부도 여파로 적립금 사용이 막혔다. 

온라인 서비스 역시 멈췄다. 반디앤루니스는 홈페이지에는 “물류센터 사정으로 인해 온라인 사이트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라고 공지됐다. 또 16일부터 상품 출고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반디앤루니스를 사랑해주신 고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운영 중단을 알렸다. 

영업이 중단된 '반디앤루니스' 목동점.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목동=송대성
영업이 중단된 '반디앤루니스' 목동점.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목동=송대성

◇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피해 감수해야 하는 출판계

출판계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는 분위기다.

서울문고의 경영난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문제가 아니다. 경영 악화가 수년간 이어지면 메이저 출판사는 일찌감치 거래를 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영풍문고와 합병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서점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기면서 경영난은 더욱 심화됐다. 

한국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출판 시장에서 오프라인 시장이 줄어드는 문제가 지속되면서 서울문고의 영업이익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중·대형 서점이 입점할 수 있는 곳은 뻔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이나 여의도 지역인데 그런 곳은 임대료가 만만치 않고 다른 서점들과의 경쟁도 치열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영이 안 좋아지면서 매장 운영에도 소홀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 같다”라며 “메이저 출판사와의 거래정지로 책 수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문고의 부도로 대금을 받지 못한 출판사들은 난감해졌다. 서울문고 측은 출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안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출판사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서울문고가 자산을 보유한 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재고, 반품 물건 말고는 건질 게 없기 때문에 출판사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굳게 닫힌 철문 사이로 쌓인 책들이 보이지만 해당 공간에서 다시 고객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목동=송대성 기자
굳게 닫힌 철문 사이로 쌓인 책들이 보이지만 해당 공간에서 다시 고객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목동=송대성 기자

◇ 제2의 반디앤루니스가 생기지 않으려면?

오프라인 서점 고객 감소는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오디오북, e-Book 시장의 성장도 무관하지 않다. 굳이 서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책을 접할 수 있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더욱 저렴하게 책을 구매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점이 쇠퇴의 길에 접어들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서점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사월의책 안희곤 대표는 “서점이 더 이상은 앉아서 책만 팔면 안 된다”라며 “지금도 저자 강연 유치, 독서 프로그램 개발 등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욱 다채로운 이벤트로 독자를 서점에 붙잡아둘 방안에 고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점이 책만 파는 곳이 아닌 문화적인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모해 온라인 시장과 차별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