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고양시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을 방문, 개관기념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이 지사가 20%대 지지율을 벗어나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고양시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을 방문, 개관기념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이 지사가 20%대 지지율을 벗어나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두를 달리며 1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대세론을 형성했다는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현재 20%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15 총선 직후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의 ‘종로 대첩’ 승리로 바람을 타면서 40%대를 돌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낙연 대세론’이라는 평가가 이어졌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5.1%로 선두를 달렸다. 이재명 지사는 23.1%, 이낙연 전 대표는 9.7%로 집계됐다. 뒤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 4.6%, 유승민 전 의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3%,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2.8%, 정세균 전 국무총리·오세훈 서울시장 2.6% 순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가 20%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윤 전 총장에게까지 뒤지면서 민주당 내 ‘이재명 흔들기’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들은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며 이 지사의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이 지사가 대세론을 굳히지 못하면서 경쟁 후보들은 내심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기 전에 집중 홍보전을 펼친다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대선주자 측은 18일 <시사위크>와 만나 “이낙연 전 대표도 지금은 지지율이 많이 하락했지만 지난해 총선 직후까지만 해도 지지율 4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지금 이재명 지사가 20%대 지지율을 보이면서 대세론을 말할 수 있나. 경선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연일 ‘기본소득’ ‘수술실 CCTV 설치법’ 등의 정책을 고리로 ‘이슈 파이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계속 20%대에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일 경우, 당내에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표출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지지율 20%대 탈출 묘책 있나

이 지사는 이에 친문 구애 행보로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경남 창원을 방문해 경남도와 정책협약식을 가진 뒤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지사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지사와 함께 한 사진을 올린 뒤 “말이 아닌 실천으로, 원팀이 되어 당면한 파도를 함께 넘겠다”며 “주권자 무서워할 줄 아는 대리인의 자세로 효능감 없는 정치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 측은 친노·친문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이 지사의 전국적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은 이해찬 전 대표가 지난 2008년 만든 연구재단 ‘광장’의 이름과 조직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최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평화광장이 출범을 하는데 그 부분(광장 그룹)이 상당히 기초가 되고 나름대로 모태가 됐다. 이해찬 대표 시절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이해찬 전 대표는 대선에서 민주평화 진영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강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 승리할 수 있는 인물을 앞으로 내세워야 된다, 그런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지사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얘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지사의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기본소득 이외에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YTN에서 “이재명 지사, 윤석열 전 총장 전부 다 위기다. 왜냐하면 확장성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지지층을) 어떻게 확장시킬 것이냐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 이외에 다른 것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피곤함이 계속 쌓이고 있다. 거기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치고 올라가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라며 “새로움이 지금 화두라고 한다면 새로움에 대한 부분들을 어떻게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냐(문제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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