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웅 KDB생명 대표이사가 실적 및 건전성 관리에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KD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KDB생명이 올해는 신통치 못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8% 급감했고, 건전성 지표도 전년 말보다 악화된 모양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경영 바통을 이어받은 최철웅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 ‘실적·건전성’ 관리 부담↑… 새 주인 맞기 전, 개선 성과 낼까

KDB생명은 지난해 4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3% 가량 증가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내외 변동성 확대 등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 거둔 실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다만 올해는 출발이 좋지 못한 모양새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8억5,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대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감소했다. 이에 대해 KDB생명 측은 “환율 변동 및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한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 이익 감소로 이연법인세 효과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익성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우선 1분기 영업이익률은 0.53%로 전년 동기(1.69%) 대비 1.16% 포인트(p) 감소했다. 운용자산이익율은 2.48%로 전년 동기(3.02%)보다 낮아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코로나19에 의한 손상차손 및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영업 순수익 축소로 운용자산이익률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낮아졌다. 올 1분기 RBC 비율은 187%로 지난해 말(201%) 대비 감소한 모양새다. 

KDB생명의 RBC 비율은 한때 당국의 권고치(150%) 밑으로 떨어졌다가 2018년 대주주 유상증자, 후순위채권 발행 등 자본확충을 계기로 회복세를 보였으며, 최근 2년간 200%대 초반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 1분기 들어 다시 200% 밑으로 떨어지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의 RBC 비율은 당국의 권고치를 웃돌고 있지만, 업계 평균은 크게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KDB생명은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하며 추가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KDB생명의 최대주주는 조만간 산업은행에서 JC파트너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와 KDB생명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KDB생명 보통주식 약 8,800만주(지분율 92.7%)를 JC파트너스가 설립예정인 PEF(3,500억원 규모)에 2,000억원에 매각하고, KDB생명 앞으로 1,500억원의 자본확충을 하는 것으로 골자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각 작업 완료 시, KDB생명은 추가 자본확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매각 딜 종료가 업계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SPA 계약을 체결한 지 어느덧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매각 딜은 종료되지 않은 상태다. JC파트너스는 최근에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적격성 심사는 통상 2개월(60일) 가량 시간이 소요된다. 최소한 8월경은 돼야 대주주적격성 심사의 최종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실적과 건전성 지표가 약세를 보이면서, 최철웅 대표이사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최 대표는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등을 지낸 세무 공무원 출신으로 2018년부터 KDB생명의 상근감사위원을 지내다 지난 3월 KDB생명의 대표이사로 깜짝 발탁된 바 있다. 

회사 측은 “KDB생명의 상근감사위원을 역임해 회사 현황에 밝으며 금융 및 보험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KDB생명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며 선임 배경을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그의 전문성을 놓고 다소 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직접적인 보험업 경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대주주 교체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를 한시적 대표이사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업계에선 매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서 한시적으로 대표이사를 수행할 인물로 최 대표를 발탁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실정이다. 업계 안팎의 여러 시선을 딛고 경영 지표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향후 개선된 실적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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