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6 10:23
‘백신 교차접종’ 효과·안전성 논란 여전… 韓, 대국민 임상 진행?
‘백신 교차접종’ 효과·안전성 논란 여전… 韓, 대국민 임상 진행?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06.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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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상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비정상적으로 식욕이 경험을 했다는 후기글이 잇따라 이목을 끌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br>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 차질로 인해 AZ 백신을 1차 접종한 이들 가운데 일부에 한해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하는 교차접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들어올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AZD1222) 83만5,000회분의 도입 시기가 7월 이후로 미뤄졌다. 정부의 백신 수급 실패로 인해 결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물량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한국 정부 및 방역당국은 앞서 AZ 백신을 1차로 접종한 이들 중 사회필수인력 76만명에 대해 2차 접종을 화이자 등 다른 백신으로 교차접종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교차접종에 대해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백신 수급에 실패하자 국민을 상대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는 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정부 백신 수급 실패로 강제적인 교차접종… 선택권 준다지만 “글쎄”

정부는 지난해 신속한 백신 확보를 위해 2020년 6월 말부터 보건복지부·외교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백신 도입 특별전담팀(TF)’를 구성하고, 같은 해 7월부터는 화이자·AZ 등 백신 개발 선두에 있는 국제(글로벌) 기업과 백신 선구매를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9월 15일 국무회의를 통해 1단계로 코백스 퍼실러티 참여 및 개별기업과 협상을 통해 국민 60%(약 3,000만명)가 접종 가능한 백신을 우선 확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확보 계획에 대해 심의·의결하고 예방접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정부는 ‘해외개발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계약 현황 및 도입 계획’과 관련해 최대 6,400만 회분의 백신을 선구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각 제약사별 선구매 물량은 각각 △AZ 2,000만 회분 △화이자 2,000만 회분 △얀센 400만 회분 △모더나 2,000만 회분 등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관련해 “이번에 선구매한 백신은 2021년 1분기(2·3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며 “추가 필요한 물량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올해 6월 21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접종 현황은 △1차 접종 1,501만4,819명(국민 29.2%) △2차 접종 404만7,846명(7.9%)에 불과하다.

1차 접종 중 현재 물량 부족으로 인해 교차접종 논란이 일고 있는 AZ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총 1,037만3,174명이다. 이 가운데 교차접종 대상은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8일 사이 AZ 백신을 1차 접종한 방문 돌봄 종사자와 의원 및 약국 종사자, 만성신장질환자, 경찰·소방·해경 등 사회필수인력 등 76만명이 대상이다.

76만명이 무조건 교차접종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교차접종을 원하지 않는다면 7월 19일 이후 도입되는 AZ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대상자 가운데 4월 1차 접종자가 2차 접종에서도 AZ 백신을 접종하려면 권고된 접종 간격인 12주를 초과해 접종하게 된다. 결국 교차접종 대상자 명단에 오른 경우 12주를 넘겨 1차와 동일한 백신을 접종하거나, 접종 간격을 지키되 화이자나 모더나 등 다른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을 4개 제약사를 통해 공급 받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지난 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할 당시 국민들은 백신의 종류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다. 즉, 이번 AZ-화이자 교차접종을 하게 된 사회필수인력 76만여명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AZ 백신을 1차 접종하게 된 것이며, 2차 접종은 화이자 또는 12주를 넘겨 AZ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 중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결국 정부는 AZ 백신이 2회 접종해야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1차 접종자들의 2차 접종 물량을 별도로 비축하지 않고, 1차 접종자 수(접종률)를 높이기 위해 무리한 접종을 강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백신 공급 지연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문제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백신 수급과 관련해 공급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점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정부 측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력해 '노쇼 백신 접종'을 실시한다. 백신 폐기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백신 접종률을 빠르게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정부가 추진 중인 AZ-화이자 교차접종은 아직 정상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글로벌 의약품 허가기관에서는 안전성과 효능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허가하지 않고 있다. /뉴시스

◇ 교차접종, 일부 국가서 1,000여명 미만 대상 진행… FDA·CDC·EMA “불허”

AZ 백신으로 1차 접종 후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는 교차접종에 대한 국내외 임상시험에 대한 연구 결과가 명확히 도출되지 않았다. 즉, 안전성과 부작용, 코로나19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5월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교차 접종은 원래 백신의 일반적인 과학적 특성을 고려하면 검증되지 않은 방법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AZ 백신 수급 차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AZ-화이자 교차접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5월 19일에는 또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교차접종과 관련한 연구를 추진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질병청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라며 “예방접종의 안전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차접종 연구와 접종 추진의 배경에는 스페인의 연구 결과가 뒷받침 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지난 3월 AZ 백신을 접종한 60세 미만의 국민들 사이에서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해 해당 백신의 접종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스페인 국민 가운데 AZ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150만명은 부득이하게 교차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스페인 국영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는 지난 5월 20일 “AZ 백신으로 1차 접종한 18∼59세 441명을 대상으로 2차 접종으로 화이자 백신 교차접종 시험을 한 결과, AZ 백신 1회 접종 때보다 결합항체는 30~40배, 중화항체는 7배 증가하는 등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교차접종을 단순히 허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8일 캐나다 국가면역자문위원회는 AZ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해 2차 접종 시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을 우선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AZ-화이자 백신 교차접종을 시행하거나 권고하고 나선 국가는 독일·영국·스페인·캐나다 등 일부에 그치고 있으며, 교차접종자 역시 1,000여명 미만으로 알려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의약품청(EMA) 등 세계 주요 의약품 허가 기관에서는 교차접종에 대해 허가하지 않았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현재 AZ-화이자 교차접종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한 바 없으며, WHO나 CDC, FDA, EMA 등 허가당국에서도 허가하지 않았다”며 “백신의 허가 사항은 임상 3상을 통해 나온 결과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전제로 하는데, 이번 교차접종은 허가사항의 테두리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화이자나 AZ 등 코로나19 백신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전 세계에서 접종을 개시한 후 AZ 백신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즉, 현재 전 세계에서 교차접종을 시행한 인구가 1,000명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100% 문제없다고는 보장을 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질병청 역시 교차접종보다는 AZ 백신을 1차 접종한 이들에게 AZ 백신 2차 접종을 권고하는 듯한 메시지를 던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접종 간격) 12주가 초과돼 접종한 경우도 면역 형성률은 더 높은 것으로 돼 있는 자료들이 일부 있다”며 “1∼2주 정도 지나서 접종하는 것은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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